'검사외전', 2월 3일 개봉
(서울=포커스뉴스) "아임 스투피드(I'm supid). 아임(I'm) 등신."
강동원이 말한다. 그는 영화 '검사외전' 속에서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공부하고 왔다는 사기꾼 한치원 역을 맡아 말끝마다 '콩글리쉬' 스타일 영어를 덧붙인다. 그런 그가 '베테랑'에 이어 다시 한 번 "착하게 살자"고 외치는 황정민과 만난다. 황정민은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15년 형을 선고받은 검사 변재욱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이 만나는 곳은 교도소다. 변재욱(황정민 분)이 갇힌 지 5년이 지난 때다. 사기죄로 잡혀 온 한치원(강동원 분)은 변재욱이 누명을 쓰게 된 사건 당시 들은 것과 똑같은 이야기를 꺼낸다. 이는 그가 누명을 벗을 중요한 단서다. 변재욱은 한치원을 무죄로 출소시킨 뒤, 그를 통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차장 검사 우종길(이성민 분)에게 큰 한 방을 준비한다.
황정민과 강동원의 첫 만남이라는 면에서 2016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떠오른 작품이다. 충무로에서 가장 뜨거운 두 사람이다. 두 사람의 케미는 묘하다. 특히 매번 변재욱에게 뒤통수를 얻어맞던 한치원이 그의 손을 쓱 피한 뒤 그를 향해 미소 지을 때. 두 사람은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간격을 작은 장면부터 표현한다.
강동원은 앞선 제작보고회에서 한치원을 연기한 시간에 대해 "가둬놓은 나를 여는 그런 순간"이라며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 평소에 살면서 못하는 짓을 많이 했다. 신나게 했다"고 말했다.
사실 대중들은 완벽한 그가 보여주는 부족한 모습에 열광했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도 그랬다. 그는 극 초반 월담과 주류 반입, 커닝 등을 일삼는 문제아 신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검사외전'에서 그는 정점을 찍는다. 그의 예고처럼 신나게 망가진다. 선거운동 춤과 셔플댄스를 혼합한 막춤, 처음 말한 것처럼 '펜슬베니아'에서 한다는(?) 경상도식 영어 등은 영화를 즐기는 여성 관객의 입꼬리를 살짝 올라가게 한다.
황정민은 극과 극으로 달라지는 변재욱의 옷을 입었다. 정의를 위해 폭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무대포 검사였다가 누명을 쓰고 죄수가 되는 설정부터 그렇다. 그는 웃음 포인트로 전개되는 극의 초석을 무겁게 닦아두고, 유쾌한 영화 속에서 무겁게 던지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또 다른 즐거움은 의외의 조연군단에 있다. 영화의 포스터부터 황정민과 강동원의 만남으로 부각 됐다. 하지만 이성민, 박성웅, 김병옥, 김원해, 신소율 등의 조연들은 영화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영화 '신세계'(2012년)에서 함께했던 황정민과 박성웅의 재회는 새롭다. 조직세계의 브라더였던 두 사람이 동료 검사로 만난다. 황정민은 정의를 향한 무대포 검사로, 박성웅은 언론의 플래시를 즐기는 스타검사로 말이다.
'검사외전'은 한국식 버디 무비를 표방한다. 이일형 감독 역시 '전혀 다른 두 남자의 만남'이라는 소재에서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 흐름을 좀 달리한다. 함께 해결하기보다는 재욱의 지령에 의해 치원이 움직인다는 면이다. 버디 무비의 중심이 되어야 할 우정은 다양한 사건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양보한 느낌이다.
영화의 소재가 된 부패한 정치인, 그로 인한 억울함, 무죄를 주장하기 위한 준비 등은 신선함보다 익숙함에 무게를 싣는다. 그럼에도 '검사외전'의 무기는 화려하다. 범죄, 오락의 소재에 황정민과 강동원까지 갖춘 영화니 말이다. 오는 2월 3일 개봉. 상영시간 126분.
◆ 한줄평
▲ 순간 머리를 비우고, 가볍게 보기를 원한다면(정병철 부장)
▲ A급 배우들이 선보이는 B급 감성 (조성은 인턴기자)
▲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황정민-강동원! (조명현 기자)배우 황정민과 강동원이 영화 '검사외전'에서 검사와 사기꾼으로 호흡을 맞춘다. 사진은 영화 '검사외전' 메인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배우 강동원이 영화 '검사외전'에서 사기꾼 한치원 역을 맡아 자신의 목표를 위해 깡패, 검사, 서울대생 등으로 변신하며 관객에게 웃음을 전한다. 사진은 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배우 황정민과 강동원이 영화 '검사외전'에서 검사와 사기꾼으로 호흡을 맞춘다. 사진은 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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