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4·13> '핫코너'를 가다…서울 양천갑(1)

편집부 / 2016-01-21 06:00:14
'강남 3구+1' 양천갑엔 누가 나오나?<br />
'현역 프리미엄' 길정우·'아동 전문가' 신의진<br />
'노동운동가' 김기준·'원희룡의 남자' 이기재
△ [그래픽] 양천갑 지난 선거 결과

(서울=포커스뉴스) 현역 국회의원 3명이 한 지역구에 출마한다. 사실상 서울 강남과도 같다는 뜻으로 '강남 3구+1'로 불리는 서울 양천 갑 이야기다. 양천 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과 신의진(비례)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김기준(비례) 의원 등 3명의 현역의원이 오는 4·13 총선에서 양천 갑의 국회의원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인다.

아울러 지난 16·17·18대 총선 당시 양천 갑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측근 이기재 전 제주도청 서울본부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원 지사의 옛 조직이 이 전 본부장의 선거를 돕고 있다는 것이 강점.

◆'강남 3구+1' 지역에 '현역 3+1' 혹은 '새누리 3+1'

양천 갑은 목동 아파트단지로 대표되는 서울 지역의 대표적인 중산층 밀집지역으로, 특히 목동 학원가 등에서 교육열이 매우 높아 여권에 유리한 지역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지난 24년간 한번도 선거에서 패배한 적이 없다.

양천 갑은 여당 텃밭인 만큼 새누리당 경선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외교안보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길정우 의원, 당 대변인으로 여성·아동 문제에 전문성을 갖춘 신의진 의원, 원희룡 지사의 최측근으로 양천 갑에 탄탄한 조직을 갖추고 있는 이기재 전 본부장 등 누가 후보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인물들이 경선을 앞두고 있다.

'현역 3명+1', '새누리 3명+1' 중 누가 양천 갑에서 승리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길정우…친박·현역 프리미엄 누릴 수 있을까

친박계로 분류되는 길정우 의원은 언론인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경기고-서울대·일명 KS)한 길 의원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7년 주미한국대사관 미국 의회담당 외교관으로 5년간 근무했다. 1991년에는 통일부 산하 민족통일연구원의 정책연구실장을 역임 후 1996년부터 중앙일보에서 워싱턴 특파원·도쿄주재 순회특파원 등으로 근무했다.

정계 입문 후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차영 전 대변인을 1412표 차이로 근소하게 앞서며 국회에 입성했다.

길 의원은 현재 양천 갑의 가장 큰 이슈인 '목동 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길 의원은 지난 12일 '목동아파트 재건축의 나아갈 길'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우리가 재건축에 대해 계속하여 공부하고 지혜를 쌓아야만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재건축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길 의원은 지난해 11월에도 재건축 토론회를 개최해 "정부의 재건축 연한 축소 결정으로 목동아파트 재건축 가능 시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민의 요구와 고민들을 청취해 향후 재건축 논의 때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신의진…'도가니' 치료 아동 전문가

'친박' 길정우 의원에 맞서 '비박' 신의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출신인 신 의원은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길 의원에 맞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빈번해짐에 따라 당내에서 신 의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신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7번으로 국회에 입성해, 당의 대변인을 맡고 있다.

신 의원은 정신과 의사 출신으로 연세대학교 의과대를 졸업, 이후 동 대학원에서 정신과학 박사를 졸업했다.

연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정신과 의사를 겸하며, 조두순 사건의 피해 아동과 '도가니' 광주 인화학교의 성폭행 사건 피해자들을 치료하기도 했다.

신 의원은 여성·아동이라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인천 편의점 아동학대 사건, 경기 부천 초등학생 변사사건 등 아동학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당에서 조직한 아동폭력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신 의원은 19일 오전 열린 당 아동폭력조사위의 첫 회의에서 "전문가 팀을 만들어 현재 장기결석 중인 220명의 초등학생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천에서 '여성'가점을 받는 신 의원이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공천 티켓을 따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 김기준…與 텃밭 도전하는 '노동운동가'

더민주의 양천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준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2번을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17대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 후보로 비례대표로 당선된 바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997년 IMF 위기 당시 외환은행의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금융노조 위원장과 한국비정규노동센타 이사, 투기자본감시센터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김 의원은 경기고와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또다른 'KS'로 길 의원의 경기고 2년 후배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서울 양천 갑에 출마선언을 하며 선거 슬로건을 "'기존'이 아니라 '기준'이다"로 정했다.

김 의원은 출마의 변을 통해 "양천 갑은 1992년 이후 4반세기 동안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이 배출되었다"며 "24년 새누리당 장기집권 역사의 종지부를 찍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1999년에 양천구에 터를 잡고 17년 동안 양천구민으로 살아왔다"며 "2013년 3월부터는 양천 갑 지역위원장을 맡아 지난 3년간 온 동네를 누비고 다녔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 역시 양천 갑의 최대 관심사인 '목동 아파트 재건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목동아파트 재정비계획 수립 △목동중심축 대형오피스 타운 대기업 유치 △목동야구장과 목동유수지 문화체육복합타운 조성 △과밀학급 해소․협력교사제 도입 등 혁신교육 실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한 황희 전 행정관, 하석태 전 양천구 시설관리공단 본부장과의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



◆'원희룡의 남자' 이기재…도시공학 전문가

길 의원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기재 전 제주도청 서울본부장은 원희룡 지사의 최측근이다. 이 지역에서 16·17·18대 내리 3선을 지낸 원 지사의 옛 조직이 이 전 본부장을 돕고 있다.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공학 박사를 졸업했다는 것도 강점.

원 지사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 전 본부장은 이후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정책보좌관 등을 거친 후 원 지사가 제주도지사에 당선되자 제주특별자치도청 서울본부 본부장을 맡았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이 전 본부장은 '목동 아파트 재건축'이 가장 큰 이슈인 양천 갑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했다는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원 지사가 이 지역에서 3선을 할 당시 보좌관을 역임해 지역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안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15일 출마선언문을 통해 "저 이기재, 원희룡 지사와 함께 정치개혁을 고민하고 실천해왔다"며 "원 지사의 뒤를 이어 낡은 정치를 쇄신하고 새로운 정치의 제도적 틀을 만들어 내는 데 앞장서겠다"고 원 지사와의 관계를 강조했다.

이어 "목동아파트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2만6629 세대가 30년 재건축연한이 도래하면서 집주인이나 세입자나 재건축이 어떻게 될지 술렁이고 있다"며 "제가 국회에 들어가면 정치경험과 도시전문가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신도시 및 주변지역에 대한 도시재정비 특별법'부터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원 지사에게 의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6일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원 지사가 참석해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원 지사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강점을 잘 부각하는 것이 이 전 본부장의 숙제.


◆지난 선거결과…여 우세, 결과는 알 수 없어

양천구는 목동과 신정동 중심의 양천 갑과 신월동과 신정3·4동으로 구성된 양천 을에서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양천 갑의 경우, 새누리당이 24년간 패배한 적이 없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은 민주통합당 차영 후보에게 1412표 차의 신승을 거뒀다. 길 의원은 50.58%의 지지율로 49.41%의 지지를 받은 차 후보에게 1.17%p 앞서 국회에 입성했다.

18대 총선의 경우 당시 한나라당 원희룡 지사(52.11%)가 민주당 이제학 후보(26.82%)에게 20%p가 넘는 차이로 압승을 거뒀다. 17대 총선에서는 원 지사(56.13%)가 열린우리당 김희갑 후보(37.56%)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16대 총선에서도 원 지사는 새천년민주당 박범진 후보에게 승리했다.

경기 부천시와 구로구와 맞닿아 있는 양천 을은 양천 갑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민들이 많이 사는 주거지다. 때문에 양천 을에서는 지난 15·16·17대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18대와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두 차례 모두 승리했다.

이렇듯 총선에서는 여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지만 양천구 전체로 보면 야권 성향이 두드러진다. 지난 2012년 열린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양천갑은 박근혜 대통령(47.69%)이 아닌 문재인 더민주 대표(51.92%)를 선택했다.

2014년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양천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수영 구청장(47.9%)이 새누리당 오경훈 후보(46.72%)에 2700여표 앞서며 승리했다.

양천 갑에선 지난 24년간 새누리당이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다지만, 지난 총선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은 만큼 선거의 향방은 알 수 없는 '핫코너(Hot Corner)'.사진 왼쪽부터 새누리당 길정우·신의진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기준 의원, 새누리당 이기재 전 제주도청 서울본부장 <사진출처=포커스뉴스 DB 및 인물 홈페이지>길정우 의원이 6일 '목동아파트 재건축의 나아갈 길'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5.01.06 <사진출처=길정우 의원 공식 홈페이지>새누리당 아동폭력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신의진(오른쪽) 의원과 박상융 변호사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아동폭력조사위원회 제1차 회의에 앞서 논의하고 있다. 2016.01.19 박철중 기자 김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카드수수료 기습인상 규탄 및 카드수수료 1% 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김기준 의원 페이스북>새누리당 이기재 전 제주도청 서울본부장이 2015년 12월15일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이기재 전 본부장 블로그>(서울=포커스뉴스) 양천갑 지역의 지난 선거 결과를 정리했다. 2016.01.20 조숙빈 기자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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