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수도권 증구지역 도움되는 인물 영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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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모두발언 |
(서울=포커스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간에 공천룰을 둘러싸고 미묘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100% 상향식 공천은 우리 정치사의 혁명"이라며 '전략공천'은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지만, 원 원내대표가 "수도권 증구되는 지역에 국가정책을 입안하는데 도움이 되는 인물들을 최고위원들이 각자 나서 영입하자"며 제동을 건 것.
'상향식 공천' 방침을 거듭 강조해 온 비박계의 좌장 김무성 대표와 신박(新朴) 원유철 원내대표가 계파 갈등을 벌이는 모습이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전략공천을 통해 '물갈이'를 시도하려는 것에 줄기차게 반대해온 김무성 대표.
김 대표는 20일 오전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내에 수도권 증구 지역에 대한 인재영입 요청이 계속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인재영입과 인재등용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인재영입은 특별한 사람을 찾아내서 말하자면 공천을 약속하고 모셔오는 것이 인재영입"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런 분들을 발굴해서 우리의 민주적인 시스템이 의해 도전해봐라고 권유하는 그런 차이"라며 "원 원내대표가 이야기하는 그런 건 우리가 활발히 진행해야 되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가 같은 인재영입에 대한 발언이라도 생각의 '결'이 사뭇 달랐다.
김 대표는 이날 앞서 열린 당 총선기획단 전체회의에서도 "새누리당은 정치사를 오염시켜왔던 비민주적이고 부정한 공천의 역사를 차단하는 공천 혁명의 룰을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며 "언론이 여기에 대한 평가는 다루지 않고 인재 영입이라는 데에만 관심을 갖고 대서특필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상향식 공천은 인재 영입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인재라고 영입된 사람이 뿌리를 박고 정치적 큰 인물로 대성한 것을 본일이 없다"며 "아름다운 꽃을 꺾어서 꽃꽂이를 하면 당장은 보기가 좋지만 뿌리가 없어 당장 시들기 마련"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공천제도가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그들과 어울리고 지역에 있는 주민의 애환을 잘 파악하는 분들이 나오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물갈이'를 시도하는 청와대와 친박, 인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야권 등을 모두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원 원내대표는 같은날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는 인재영입이 없다고 했는데 각을 세우는 것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제 주장,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정당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기 위해 존재한다. 선거 이기기 위해서는 좋은 인물, 정책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고 끊임없이 정당은 좋은 인물, 정책을 발굴 생산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당 대표 나름대로 정당에 대한 생각, 선거에 대한 생각이 있고, 저는 저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다. 다양한 생각이 하나로 모여서 새누리당이 건강하게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다"며 "인재 추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여지가 없다. 당 지도부로서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는 지난 18일에는 "수도권 증구 지역에 국민적 신망이 두텁고 당과 국가 정책 입안에 도움이 되는 분들을 최고위원들이 나서 영입할 것"이라며 "이번에 새롭게 만든 당헌·당규에 보면 그런 경우 100% 여론조사 경선을 할 수 있도록 길이 열려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4·13 총선에 적용될 공천룰과 관련해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과 일반국민 70%·당원 30% 조사 방식 등 두 가지 방법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최고위의 의결이 있을 경우, 해당 지역에는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될 경우, 지역에서 활동하며 공천을 준비한 인사는 '거물급 인사'에게 밀릴 수 밖에 없다. 때문에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은 사실상 '전략공천'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서울 마포갑에 출마 선언을 하자, 새누리당 마포갑 당협위원장 강승규 전 의원은 강력 반발하며 "안 전 대법관이 출마를 강행한다면 일반국민 70%·당원 30% 조사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6.01.20 박철중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원유철(왼쪽)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6.01.20 박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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