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통증 치루, 알고보니 크론병…근본 원인 찾아야

편집부 / 2016-01-19 10:19:38
국내 크론병 환자 30~50%, 치루·항문주위농양 등 항문질환 동반
△ 최창환_교수_대장내시경_검사사진.jpg

(서울=포커스뉴스) 평소 설사로 고생해오던 직장인 차동룡(남, 39세, 가명)씨는 지난해 겨울부터 혈변과 복통 증상까지 더해져 힘들었지만, 자신의 증상을 단순 치질이라고 판단해 민망함 때문에 진료를 미뤄왔다. 차씨는 항문에 통증이 더욱 심해져 치질 수술을 받아야 되겠다는 생각에 한참 뒤에 병원을 찾았는데 예상외로 근본 원인이 ‘크론병’이라는 의외의 진단을 받았다.

설사와 복통 등을 동반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인 크론병은 최근 환자가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4년 간 크론병 환자는 41%나 늘어났으며, 특히 전체 환자의 28.9%가 20대, 21.4%가 30대로 20~30대 젊은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론병은 설사나 때로는 피가 섞인 혈변, 심한 복통, 메스꺼움, 발열, 식욕부진, 체중감소, 피로감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서나 발병할 수 있지만 주로 대장과 소장에서 많이 발병한다.

크론병 환자는 치루, 항문주위 농양 등과 같은 항문질환이 흔히 동반되는데, 항문 밖으로 고름 등 분비물이 나오는 질환인 치루는 크론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우리나라 크론병 환자 약 30~50%에서는 이러한 항문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인해 대부분의 환자들이 단순 치질로 오인해 치료를 미루거나 단순히 치질 수술로 완치가 된 것으로 생각하다 증상이 더욱 악화되거나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크론병으로 인한 치루의 경우에는 단순히 치루 제거수술을 통해 치료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치루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치료 방법을 시행해야 하며,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꾸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며 “치루를 유발한 근본 원인인 크론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치루 재발과 다른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이외 신체의 다른 부위에도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환자의 20~30%가 눈과 입(구내염), 관절, 피부 등에 염증 및 통증과 골다공증, 신장결석 등의 다양한 합병증을 경험할 수 있다”며 “때문에 조기 진단과 함께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크론병의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 식이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 장내 세균의 불균형 등으로 인한 인체의 과도한 면역반응이 중요한 발병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크론병은 서구에 많은 질병인데, 우리나라도 생활습관 및 음식문화가 서구화되면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영국 런던 세인트 조지 병원 위장병 학자인 샐리 미턴(Sally Mitton) 박사는 패스트푸드, 정크푸드 등을 많이 먹는 사람은 크론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크론병은 원인 모르게 장에 염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일종의 면역질환으로 농촌보다 도시에서 발병할 확률이 높아서 일명 ‘부자병’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크론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의 섭취량을 줄이고 주로 채식 위주로 골고루 식사하는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정욱 교수는 “환자 개인에 따라 크론병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식에는 지방이 많은 육식 및 유제품, 자극이 강한 향신료, 알코올,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 탄산음료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음식들이 항상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은 아니므로 무조건 피하는 것 보다는 식사와 증상 발생 사이의 관계를 파악해서 증상 악화와 관련이 있는 특정 음식은 피해야하며 영양부족증이 발생하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최창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중앙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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