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급격한 변화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 높아
(서울=포커스뉴스)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면서 중국과 대만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당 집권 시기보단 양안관계가 악화될 것이지만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양안관계 성공여부는 '대만의 경제'
대만의 정당은 양안관계 지지여부에 따라 나뉜다. 국민당은 '하나의 중국' 즉 양안관계의 유지·발전을 주장하며, 민진당은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 즉 중국으로부터 독립한 대만을 지지한다.
그동안 국민당과 민진당은 번갈아가며 집권했다. 대만 국민이 양안관계 지지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역사도, 핏줄도 아닌 '경제'다. 2000년 취임한 천수이볜 전 총통은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 한나라씩이 존재한다'는 일변일국론(一邊一國論)에 따라 대만 독립을 주장했다. 이로 인해 불안한 양안관계가 초래됐고, 중국과 극도의 긴장관계 속에서 피해를 입은 건 대만 경제였다.
2008년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은 반사이익을 얻었다. 대만 국민은 안정된 양안관계를 바탕으로 대만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국민당 마잉주 총통을 지지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대만 경제는 중국과 협력을 강화한 2011년부터 곤두박질쳤다. 2010년 10%가 넘던 경제성장률은 2014년 1%까지 떨어졌다. 청년 실업률도 계속 올라 대만판 88만원 세대인 22K(2만2000대만달러·약 75만원)세대가 등장했다.
대만 경제의 추락은 높아진 중국 경제 의존도와 관련이 깊다. 2014년 대만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40%를 상회했고 해외 투자의 60%가 중국 자본이었다. 중국 자본이 유입되면서 대만 부동산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중국의 경제가 흔들릴 때 대만 경제는 요동쳤다.
추락하는 대만경제와 동시에 급등하는 양안관계에 대한 회의론은 민진당에게 힘이 됐고 민진당은 집권은 물론 의회 다수당까지 차지했다. 특히 대만 경제 추락의 직격타를 맞은 2030세대의 힘이 컸다.
◆ 차이잉원, "양안관계 현상 유지할 것"
양안관계에 대한 반발심이 차이잉원을 총통 자리에 올려놓았지만 차이잉원이 양안관계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양안관계의 출발점은 '92공식(컨센서스)'이다. 92공식은 1992년 11월 중국과 대만의 민간기구가 회담을 하고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중화민국(대만)이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것을 말한다. 중국과 대만은 이를 바탕으로 각종 경제 협력을 맺어왔다.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은 공식적으로 '92공식'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천수이볜 전 총통처럼 대만 독립을 주장하며 양안 관계를 급속도로 악화시키기엔 부담이 크다. 중국은 2005년 반분열국가법을 제정해 대만이 독립을 선언하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도 중국을 무시하기엔 타격이 크다.
중국은 벌써부터 경계태세다. 중국은 30일 국무원타이완사무판공실(Taiwan Affairs Office) 대변인을 통해 "대만이 '92공식'을 부정한다면 중국과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대만이 중국과 하나가 되는 것을 원치 않으면서도 중국에 등을 돌리는 것도 부담스러워한다. 대만은 미국이 중국과 협상할 수 있는 '지렛대'이기 때문이다.
양안관계 정책을 다루는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이었던 차이잉원이 양안관계를 둘러싼 복잡한 수 싸움을 모를 리 없다. 이 때문에 양안관계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차이잉원은 최근 TV 토론에서 "92공식은 선택사항이며 유일한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과거에 축적된 성과는 양안관계를 처리하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거 운동 기간 중 양안 정책에 대해 "양안관계는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싱가포르/싱가포르=신화/포커스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마잉주 대만 총통이 7일 오후 싱가포르의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15.11.07 신화/포커스뉴스 마잉주 대만 총통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해 11월 7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같은 날 이에 반대하는 대만 시민들이 타이페이에서 대만의 독립을 의미하는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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