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 정의와 기억 재단 최초 제안…"출연금도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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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협, 위안부 합의 무효 전국행동 출범식 |
(서울=포커스뉴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14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무효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국행동' 기구를 발족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시민들의 힘으로 '정의와 기억 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대협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실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은 계획을 설명했다.
정대협이 만든 이 기구는 335명의 개인과 383개의 단체가 참여했다.
정대협은 이 기구를 통해 △지난달 28일 이뤄진 한일 합의 무효에 대한 재협상 촉구 여론 결집 △정부와 정치권에 합의 무효와 재협상 압박 △10억엔 위로금 대신 국민모금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연대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및 평화의 소녀상 추가 건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1) 할머니와 이용수(89) 할머니가 참여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그럼 마땅히 옳은 해결을 해야 한다"며 "끝까지 올바른 역사를 통해 우리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일본이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법적인 배상을 해야지만 옳게 해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옛 기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제가 15살일 때 밤에 군인과 어떤 여성이 집안으로 들어가 나를 대만 신주에 있는 가미가제 부대로 끌고 갔다"며 "나를 끌고 가서 군인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발로 허리를 찼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또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 당시 살려달라고 소리쳤는데 와서 머리채를 잡고 당겼다. 그래서 엄마를 크게 불렀다"며 "그 때 불렀던 소리가 지금도 계속 머리에 생각이 난다"고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1) 할머니의 발언도 이어졌다.
김 할머니는 "우리들 문제를 일본하고 협상할 때는 우리 이야기를 먼저 들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게 물었다면 답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실제로 사과를 한 것도 아니고 자기 부하를 시켜 잘못했다고 했는데 이게 제대로 타결이 된건가"라고 비판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이 한국에서 만드는 재단에 출연하겠다고 한 10억엔에 대해 "우리는 그런 돈 안받는다"며 "돈 준다고 하고도 소녀상을 철거하면 준다고 한다. 소녀상이 여기 왜 들어가느냐. 소녀상은 우리의 역사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100억, 1000억을 줘도 안 받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돈을 받을 수 없다. 아베 총리가 진심으로 우러나는 마음으로 사죄하고 법적으로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대협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국 정부에 보내는 요구서'를 외교부에 전달했다.
정대협은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정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시민사회의 힘으로 '정의와 기억 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정대협 측은 "일본이 국가 주도의 범죄 인정도,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도 아닌 애매한 형태의 재단출연금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종결시키려는 시도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재단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재단 설립의 최초 제안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다.
김 할머니는 이 재단에 출연금을 낼 것을 약속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재단 설립의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재단 설립 시기는 가능하면 빨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정부의 뜻과 별도로 이 재단을 시민재단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다"며 "단지 한일 합의의 무효화뿐만 아니라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재단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8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을 한국 정부가 설립하고 일본 측이 재단에 10억엔을 출연하기로 합의했다.
정대협은 재단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복지 및 지원사업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 및 보존사업 △평화의 소녀상 건립 및 추모사업 △일본군 위안부 관련 교욱사업 △미래세대를 위한 장학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시민사회단체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민사회단체와 학생, 예술단체 등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6.01.14 김흥구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시민단체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민사회단체와 학생, 예술단체 등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6.01.14 김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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