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저물가와 원화약세 강조…당분간 동결기조 시사

편집부 / 2016-01-14 12:19:55
성장률 조정에 인하 기대 쏠리는 상황 경계한 듯
△ 생각에 잠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서울=포커스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7개월째 동결하면서 지난달보다 저물가와 원화약세를 강조했다. 물가를 타깃으로 한 금리 인상이나 '수출용' 환율 상승을 위한 금리 인하나 모두 불가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은이 낸 통화정책방향 자료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담뱃값 인상효과 소멸, 최근 국제유가 추가 하락 등으로 물가안정목표 2%를 상당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재됐다. 이는 지난달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저유가의 영향 등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보다 더 강조된 표현이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30달러선을 밑도는 등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듯하다. 심지어 세계적 금융기관 중심으로 배럴당 10달러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통화당국은 당분간 저물가를 우려해야 되는 상황임을 강조한 셈이다.

환율 상황도 강조됐다. 지난달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기대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장기시장금리와 원/달러 환율 및 원/엔 환율은 상승했다'는 표현은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증시불안,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주가와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 및 원/엔 환율은 위안화 절하,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의 영향이 가세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표현으로 구체화됐다.

재계와 정부, 여당 등이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배경에 수출용 고환율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환율을 위한 금리 인하도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이는 한은이 통화정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경계한 맥락과도 닿아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연말부터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보다 구조개혁을 부쩍 강조한 바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지난달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며 "통화당국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 시장 기대가 한쪽으로 쏠릴 텐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동결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서울=포커스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6.01.14 김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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