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7개월째 금리 동결…'경기하방 vs 가계·시장 불안'(종합)

편집부 / 2016-01-14 10:13:19
수정경제전망서 성장률 전망치 2%대로 낮출 경우 인하 압력 커질 듯
△ 한국은행, 기준금리 올해 성장률 전망 발표

(서울=포커스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된 후 7개월째 같은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후 첫 금통위가 열렸으나 기준금리 동결은 이미 예견됐다.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나 가계 부채 부담과 금리 인하시 자본 유출에 따른 시장 불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은은 그동안 통화정책의 과도한 의존을 경계하면서 구조개혁을 강조해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물론 일부 금통위원까지 나서서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은이 이날 발표할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대 또는 대폭 낮춘다면 금리 인하 압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일단 시장 참가자들은 성장률 전망치가 3.2%에서 3.0%으로 하향 조정되는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 연초 중국 증시發 경고등…디플레 공포

올해부터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한 중국 증시는 개장 첫날부터 제도의 맛을 톡톡히 봤다. 이에 따라 각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 내지는 약세를 나타냈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

게다가 국제 유가가 경기 침체와 셰일 가스, 산유국의 감산 합의 실패 등으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장중 두바이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3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심지어 배럴당 10달러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으며 산유국발 경기 침체도 추가될 전망이다. 또, 물가 하락에 따른 소비 침체, 생산 감소 등의 악순환이 고착화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국내 경제지표도 좋지 못하다. 1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5% 감소해 10월 1.3%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아래쪽을 향했다. 수출 부진 여파로 광공업 생산이 좋지 못했던 탓이다. 제조업평균가동률도 전월대비 1.2%포인트 하락한 72.7%에 그쳤다.



현재 경기상황을 뜻하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앞으로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또, 전일 발표된 청년 실업률은 1999년 통계 기준 개편 이후 최고치인 9.2%에 달했다. 실업률 통계 기준 탓에 실제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한은도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낮출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이미 성장률을 2%대(2.5~2.8%)로 낮춘 바 있다. 현재로서는 한은이 3%대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경기 하방 리스크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부 채권 애널리스트들도 저물가과 저성장 하에 3월과 4월경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더 비등할 가능성이 크다.

◆ 목구멍까지 찬 가계부채와 금융시장 불안

그러나 통화당국은 아직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기류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연말 출입기자단 송년회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통화정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금융 불균형 누적을 통해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저성장과 저물가 고착화를 방지하려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금통위원은 "한은이 내년 초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조금이라도 하향조정하면 추가 완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데, 시장기대가 한 방향으로 쏠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사소통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하기 했다.

한은의 고민은 기준금리가 역사적인 저점을 기록하는 등 시중에 통화량을 늘려도 좀처럼 돈이 돌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른바 ‘유동성 함정’으로 통화정책의 무기력을 경험하고 있다.

가계부채도 부담이다.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이 78조2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연간 사상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70조3000억원으로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639조1000억원으로 한 달 동안에도 6조9000억원 늘었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관리가 필요한 가계대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더군다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 유출시 시장의 혼란이 더 커진다는 부담도 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한은이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에 점점 더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이라며 "가계부채와 원화 약세도 인하를 부담스럽게 한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성장률 하향 조정으로 정부와 재계 등에서 인하 요구가 더 커질 수 있다"며 "문제는 한은이 이러한 압력을 견딜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서울=포커스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6.01.14 김흥구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한국은행은 14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1월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연 1.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2016.01.14 이인규 인턴기자 <자료출처=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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