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강기둥-박민정, 로맨틱 키스신 |
(서울=포커스뉴스) "황량한 곳에서 마음만 존재하는 느낌이 들게 하고 싶었어요. 무대 위에서 배우만 보이게 하는 게 최고 목표였습니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Almost Maine)'을 진두지휘한 민준호 연출의 말이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아홉 빛깔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다. 배우 18명이 사랑을 통해 겪게 되는 행복, 기쁨, 좌절, 슬픔, 아픔, 고통 등 다양한 감정을 한무대 위에 쏟아낸다.
민준호 연출은 1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상명아트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올모스트 메인'을 연출하며 가장 중점을 둔 건 간결하게 하는 것이었다. 호화롭게 꾸밀수록 이야기를 곡해하기 쉬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간결했다. 무대 왼편에 나무 한그루가 있고 오른쪽 한편에 조그마한 지붕이 있을 뿐이다. 새 에피소드가 나올 때마다 무대 중앙에 다리미나 의자, 소파 등이 놓여지는 것이 전부다. 민준호 연출은 "화려하고 예쁜 이야기지만 이 친구들의 아픔을 잘 건드려줘야 작품의 진정한 맛이 있다. 디자인팀에 배우들만 보일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무대를 최대한 황량해 보이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올모스트 메인'의 올모스트는 메인 주 북쪽 오지에 있는 상상 속 작은 마을을 뜻한다. 마을 주민들은 평범해 보이지만 독특한 면을 지니고 있다. 조각난 심장을 주머니에 넣어 들고 다니는 여자, 사랑을 돌려달라며 자기가 받은 사랑을 몸집만한 주머니에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는 여자, 고통을 못 느끼는 남자 등 현실에서 보기 힘든 다소 낯선 상황이 펼쳐진다. 배우들이 여전히 캐릭터 분석에 고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네트(프롤로그) 샌드린(에피소드3) 호프(에피소드7) 역을 맡은 배우 강연정은 "세 가지 역할이 다 이해도 안되고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같은 역을 맡은 배우들끼리 의논도 많이 했다. 남은 기간 계속 찾아가려고 노력해야할 것 같다"고 쉽지 않은 작업임을 이야기했다.
'올모스트 메인'의 원작자는 미국 배우 존 카리아니다. 카리아니는 미국 TV시리즈 '로앤오더'로 유명한 배우로 '올모스트 메인'은 작가로서의 첫 작품이다. 대본 번역에 어색한 표현이나 대사가 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캐릭터 감정을 전달하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다. 배우들의 남다른 노력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번역을 맡은 배우 정선아는 "미국식 유머가 많은 영어 대사나 영어에만 존재하는 문장들을 우리식으로 자연스럽게 바꾸는 작업이 필요했다. 배우들이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다시 번역하는 작업을 했다. 단어 선택을 두고 연출과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민준호 연출은 "번역본대로 다 지켜서 해봤는데 딱딱해지더라. 번역으로 인한 차이여서 한국어로 재탄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번역본 그대라면 원작자가 원하는 생동감을 살려낼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성열석, 정선아, 이지해, 김지현, 정연, 박민정, 조풍래, 오의식, 임철수, 주민진, 박성훈, 윤나무, 신의정, 노수산나, 정순원, 강기둥, 강연정, 홍지희 등 배우 18명이 총출동한다. 지난 8일 시작한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오는 4월10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에서 만날 수 있다.(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상명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ALMOST MAINE(올모스트 메인)' 프레스콜에 참석한 연극배우 강기둥(왼쪽)과 박민정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16.01.12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상명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ALMOST MAINE(올모스트 메인)' 프레스콜에 참석한 민준호 연출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01.12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상명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ALMOST MAINE(올모스트 메인)' 프레스콜에 참석한 연극배우 조풍래(왼쪽)와 김지현이 극중 별을 바라보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16.01.12 김유근 기자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