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참석 학부모 "살아남은 학생들과 학부모 모두 죄책감 느껴"<br />
희생학생 명예졸업식 취소…세월호 참사 유가족, 11일 축사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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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졸업식'
12일 오전 10시 30분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단원관에서는 3학년 졸업생과 1~2학년 재학생, 교사,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9회 졸업식이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겪은 단원고 3학년 학생 75명을 포함해 전체 86명의 학생들이 졸업장을 받았다.
경기도교육청과 학교 측은 이날 희생학생들에 대한 명예졸업식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416가족협의회 등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반대로 취소됐다.
졸업식은 졸업장 수여와 재학생 송사, 졸업생 답사, 학교장 회고사 등 순서로 진행됐다.
단원고는 학부모들 요청으로 이번 졸업식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사전에 초청장과 허가를 받은 졸업생 가족, 친척 등만 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단원고 입구에서 선생님 7~8명 가량이 출입을 통제했고 한 때 이에 항의하는 사람으로 인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졸업식에 참석하는 졸업생 가족들은 크고 작은 꽃다발을 손에 든 채 삼삼오오 모여 학교로 들어갔지만 학교 입구를 지나는 가족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세월호 참사 생존 남학생의 학부모 A(여)씨는 "꽃을 사지 말까 하다가 그래도 한번 뿐인 졸업식이라는 생각에 사게 됐다"며 "생존 학부모 모두 슬픈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살아남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느끼는 죄책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누구나 '나였더라면'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기에 남아있는 아이의 학부모라는 그 심정과 죄책감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또 "이런 날일수록 아이들이 빈자리를 크게 느끼고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며 "아이들 역시 많은 친구들을 한꺼번에 잃은 그 슬픔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카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왔다는 B(여)씨도 역시 "조카의 졸업식이면 응당 기쁜 날이어야 하지만 계속 희생된 아이들이 생각나 슬프고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누나의 졸업식에 참석한다는 이모(15)군은 "누나의 졸업식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참가한다"며 "누나의 졸업을 축하하고 기쁘긴 하지만 막상 들어가면 어떤 분위기일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피해자 모임인 416가족협의회는 이날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생존 유가족의 반대를 이유로 학교 측이 불허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협의회 측은 11일 오후 '단원고 졸업생들에게 드리는 엄마아빠들의 축사'를 공개했다.
협의회는 축사에서 "여러분의 졸업은 슬픈 졸업이 아닙니다"라며 "앞으로 여러분들이 겪을 어려움도 많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대하세요. 별이 된 250명 친구들과 열두 분 선생님들이 언제나 여러분들을 지켜줄 거니까요"라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겪었던 그 일 여러분들의 친구들이 스러져 갔던 그 일의 진실을 꼭 찾아내겠다"며 "가끔은 여러분들도 우리 엄마아빠들을 응원해달라"라고 말했다.12일 오전 10시 30분 안산 단원고등학교 단원관에서 3학년 졸업생과 1~2학년 재학생, 교사,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9회 졸업식이 시작했다. 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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