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SC銀, 지난해 상반기 기술금융 실적 허위보고…금융기관 신뢰성 무너뜨려

이현재 기자 / 2016-01-06 07:50:17
뒤늦게 발견한 감독당국, 벌금 55억원 부과 및 자체 징계 요구<br />대규모 구조조정, 신용등급 강등 등 악재 겹쳐 <br />SC銀측 "고의 아닌 단순 계산 착오"

[부자동네타임즈 이현재 기자]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은행)이 기술금융 실적을 허위 보고했다가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자체 징계를 요구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기술금융은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위원회가 은행연합회와 함께 창조금융의 하나로 지난 2014년 도입해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외부 기술평가기관의 평가와 자체 신용평가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여신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SC은행은 2015년도 상반기 기술금융 평가를 위해 제출한 자료에 지원 실적을 허위로 보고했다. SC은행은 실적 하위권을 이룬 NH농협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을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SC은행이 제출한 기술금융 제공 금액은 지난해 8월 허위로 밝혀졌다. 심지어 지원 기업 수까지 잘못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지원 내역 등을 공유하는 다른 시중은행들로부터 관련 수치의 오류를 뒤늦게 발견하고 SC은행의 실적을 최하위로 평가했다.

그 결과 SC은행은 55억원의 신기보 출연료 가산액을 내야 했다. 일종의 벌금 성격이다.

금융위는 실적 상위 은행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에 은행 평균 신기보 출연료의 20%를 감면해주는 대신 그만큼을 하위 3개 은행에 부과했다. 지난해 상반기 평가결과 해당 금액(여신 잔액에 따라 변동)은 약 110억원으로 농협은행이 22억원, 씨티은행이 34억원, SC은행이 55억원을 각각 부담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금융감독원을 통해 SC은행의 커머셜 기업금융 총괄본부 담당 부행장 등 3명에게 은행의 자체 징계를 내리도록 요구했고 결과를 통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상 단순한 실수로 판단하지 않은 셈이다.

SC은행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벌금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SC은행은 지난해 연말 구조조정과 신용등급 강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SC은행은 지난해 11월과 12월 특별퇴직프로그램을 실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관련 비용만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 신평사는 지난해 SC은행의 당기순손실 규모가 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악화된 수익성으로 신용등급도 떨어졌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SC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춘 바 있다.

SC은행 측은 기술금융 허위보고 건과 관련해 고의가 아닌 단순 실수라고 강조했다.

SC은행의 한 관계자는 “행원의 단순 계산 착오로 정정 보고서를 제출했고 금감원의 요구로 경위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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