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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인천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수화물 대란’이 수화물처리시스템(BHS·baggage handling system) 운영위탁사인 포스코ICT의 미숙한 운영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항공업계와 물류업계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 측은 이번 대란의 원인으로 당일 기상상황(안개)과 개항 후 최대 규모인 17만6432명의 승객이 몰린 점을 내세웠지만 항공, 물류, IT업계 관계자들은 BHS의 작동 오류를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인천공항의 수하물처리시스템은 당초 시간당 5만6520개(출발편 1만2600개, 환승편 1만800개, 도착편 3만3120개)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문가들은 당일 오전 9시30분 이전에 국제선 출발 승객의 화물이 시간당 처리개수인 1만2600개를 뛰어넘어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물류업계 전문가들은 오전 9시30분경 시스템에 과부하가 발생한 것으로 볼 때 출발화물 시간당 처리 한계점인 1만2600개를 넘어선 화물이 컨베이어에 올려졌고 결국 무게를 견디지 못해 오작동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천공항 수하물처리시스템을 위탁운용하고 있는 포스코ICT측 운용요원의 미숙한 일처리가 더해져 사태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시스템에 과부하가 발생하면 BHS에 경고시스템이 작동하지만 운영요원들이 단순 오류로 판단, 이를 무시한 채 수하물을 계속 컨베이어에 올렸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시간당 처리물량보다 많은 화물을 컨베이어에 올려지면 과부하가 걸리게 되고 경보가 울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작업자들의 안일한 대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공항의 BHS는 국내 택배업체나 우편집중국에서 사용하는 분류시스템과 유사하다. 택배업체나 우편집중국에서 사용되는 우편물(화물)분류시스템도 간혹 오작동이 발생하면 반자동시스템으로 전환, 직원들이 직접 화물을 분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컨베이어 벨트가 고장 난 것이 아니다”라면서 “짐이 몰렸고 이를 해결할 인력이 모자라서 조치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하물이 한꺼번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적기에 인력을 투입하지 못한 것은 포스코ICT가 운영하는 BHS 관제실에서 늑장대응이 이뤄졌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 BHS는 지난 수년간 수많은 오작동 때문에 탑승객들이 짐을 잃어버리거나, 다른 항공편을 통해 뒤늦게 짐을 받은 경우가 잦았다는 게 항공업계의 주장이다.
한 외국 항공사의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인천공항에서 일어났지만 누구 하나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크고 작은 유사한 사건이 매년 2~3차례 발생했다”며 인천공항공사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에서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고 있다. 포스코ICT도 “인천공항 수화물처리시스템 운용요원의 미숙한 운영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고 추후에 답변하겠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이해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3일 당시 수화물처리시스템의 오작동이 발생하자 공항 직원들이 직접 짐을 나르기도 했다. 공항 수하물 관리시스템은 4시간이 지난 뒤인 오후 2시경에야 정상화 됐다.
결국 이번 사태는 시스템관리를 총괄하는 인천공항공사와 수화물위탁운용사인 포스코ICT의 안일한 늑장대응 때문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공통된 주장이다.
또한 인천공항공사가 특정 시간대에 승객이 몰리는 상황을 감안해 항공사의 여객기 출발·도착 시간, 수하물 분산 등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10년 연속 서비스 평가 1위라는 명성에 먹칠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항공사들의 피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수요예측에 따른 시스템 관리나 승객 분산 등에 미흡했다는 얘기다.
인천공항의 연간 수용 여력은 4400만명이다. 2014년 4400만명이 이용했고 지난해에는 5000만명에 가까운 약 4920만명이 이용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과 항공사들에게로 넘어갔다. 한 승객은 “이미 해외에 도착한 상태인데 수화물을 받지 못해 생필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수화물이 호텔로 제대로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도 지연으로 싣지 못하고 간 수하물과 관련한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수하물을 고객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의 비용은 항공사가 부담한다.
현 사태와 관련, 국토교통부 소속의 서울지방항공청은 사실관계를 따져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BHS 중지 이후 조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토교통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함께 다음에 일어날 여객 증가를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시설 개선, 인력 투입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ICT는 포스코그룹 내의 두 회사인 포스데이타와 포스콘의 합병을 통해 태어난 기업이다. 포스데이타는 코스닥 상장사였고 포스콘은 비상장사였다.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된 계기는 포스코그룹의 신성장 전략에 따른 것으로, 그룹은 비철강 분야 3대 성장사업을 정하고 그 축의 하나로 IT와 엔지니어링 사업을 결합시켜 새 사업군을 창출했다.
이에 따라 IT 아웃소싱, 시스템통합 등이 주력인 포스데이타와 철강, 철도, 발전, 에너지 분야의 포스콘이 합쳐졌다.
포스코ICT는 ‘u-City’와 같은 건설IT를 비롯해 철도·환경·에너지·물류 분야의 엔지니어링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ICT는 제조현장의 생산성 향상 시스템 구축을 위한 토털 솔루션 제공이 핵심이다. 포스코ICT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철강 분야는 물론 업무 프로세스가 유사한 제지·시멘트·제약 등에도 진출해 있다.
포스코그룹의 IT 통합부터 시작해 국방, 교통, 제조, 공공기관에서의 서비스 분야에도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그리드와 같은 미래형 사업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영종도=포커스뉴스) 11일 인천 중구 AMB물류센터 내에 위치한 CJ대한통운 인천공항 특송통관장에 해외 직접구매로 배송된 블랙프라이데이 관련 물품들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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