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C엔터 이시찬 대표 “남진의 평양 공연, 불가능 아니기에 꿈 꿔”

편집부 / 2016-01-05 11:03:32
1999년부터 500회 이상 공연 제작‧기획…성인가요계 흥행마술사 <br />
“제작자로서 관객과 가수 모두 감동시키는 공연 만드는 게 꿈”

(서울=포커스뉴스) 가수 남진을 비롯해 심수봉, 김연자, 장윤정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인 가수들의 신뢰를 받는 공연 제작‧기획자가 있다. 공연계의 흥행 마술사로 불리는 SC엔터테인먼트 이시찬 대표다.

10여 년이라는 시간동안 남진 전 콘서트를 직접 기획‧제작하는 것은 물론 세종문화회관에서 치러진 심수봉, 김연자 콘서트 매진 기록도 그의 손을 거치지 않았다면 이루기 힘든 성과였다.

가수의 이름값이라고 치부하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이 대표와 함께 콘서트를 진행한 가수들이 다시 그를 찾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배려’를 앞세운 그의 공연 기획에는 가수, 관객, 제작자의 만족이 조화를 이룬다.

“1999년 이후부터 500회 이상의 공연을 기획했는데 남진, 심수봉, 서태지, 김연자, 박진영, 윤도현 등의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제작‧기획자로서 큰 희열을 느꼈던 공연이었거든요. 공연은 즐거워지려면 가수와 관객의 배려가 필요하죠. 그 비율을 조화롭게 하는 것이 제작‧기획자의 몫이라 생각해요. 물론 그 배려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쉽진 않지만 그게 완벽히 조화를 이뤘을 때 제작자로서 큰 희열을 느껴요.”

‘흥행=수익’이라는 공식은 공연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가수와 관객이 모두 만족하는 공연의 흥행을 위해선 제작자는 ‘돈 욕심’을 내려놔야한다. 하지만 공연 제작도 사업. 회사 운영, 직원 월급 등의 고정 지출이 있기에 수익 배분율을 낮추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공연의 질을 높인다. 그는 “첫 번째는 제작‧기획자로서 자존심 때문이다. 제작비 대비 최고의 무대를 구축하기 때문에 가수가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좋은 공연이 탄생된다. 두 번째는 신뢰다. 내가 가수와 관객을 모두 만족시키는 공연을 하지 않았다면 남진이 10여 년 동안 날 신뢰하며 함께 공연을 준비하지는 않았을 거다. 이 모습을 지켜봐 온 다른 가수들이 자연스럽게 공연 제작을 의뢰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작하는 공연이 다 흥행할 수는 없을 터. 수익 비율이 낮은 만큼 단 한 번의 실패도 위험해 보였다. 이를 지적하자 그는 “1200석 규모 공연에 300명만 온 적도 있었다. 흥행에 실패하면 후유증이 심한 건 맞다. 그래서 제작자는 자금이 흐를 수 있게 사이드 잡이 있어야 한다. 공연 기획만 하면 1년에 많이 해봐야 5개 정도다. 수익이 뻔 한데 그중 한 두 개가 실패하면 바로 회사 문을 닫아야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난 2001년 이후부터 꾸준히 사이드 잡을 해오고 있다. 그게 손해를 보더라도 회사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공연 기획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나눔’을 실천 중이다. 1999년 재정적 여유가 충분치 않던 시절부터 그는 나눔을 시작했다. 연극 ‘품바’의 배우로서 요양원, 알코올 중독 센터, 산골 마을 등에서 거지 분장을 하고 힘들어 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응원했다. 또 공연 기획자로서는 시각 장애인 기금 마련을 위한 테이의 자선 콘서트를 기획하기도 했고, 남는 티켓을 지역 복지 센터 등에 기부하는 티켓 나눔도 하고 있다. 해외 구호에도 힘써 최근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봉사나 나눔은 한 번 시작하면 내가 즐겁고 만족스러움을 느껴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건 내가 여유가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나눔이 내가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돈 욕심을 부리는 걸 막아줘요. 돈을 많이 벌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순 있지만 그것 때문에 공연의 질을 떨어뜨려가며 수익을 낼 필요는 없는 거니까요. 봉사나 나눔을 통해서 나 역시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업계의 신뢰를 쌓아온 이 대표의 2016년은 벌써부터 스케줄이 꽉 차 있다. 70세를 맞은 남진의 ‘70돌 전국투어’를 비롯해 몇 개의 투어 공연이 잡혀있다. 남진 공연에 대해 “2015년 젠틀맨이라는 타이틀로 전국투어를 돌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줬다면 만 70세가 되는 2016년은 과거로의 회귀를 콘셉트를 잡았다. 그래서 제목도 ‘70돌’이고 돌잔치 하는 느낌을 포스터 등에 표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남진의 히트곡들로 구성된 창작뮤지컬 '님과 함께'(가제)도 준비 중이다. 이미 박효연 작가가 시나리오 집필을 완료한 상태다. 사나이들의 뜨거운 우정과 사랑이 주 내용. 이 대표는 “40대 후반 이상이 볼만한 뮤지컬이 없더라. 그래서 이 작품을 기획했다. 가수를 꿈꾸는 전라도와 경상도 남자의 사랑, 우정,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 간 건 아니지만 캐스팅에 욕심나는 배우들은 있다. 유동근, 전광렬이다. 물론 이번 작품에서는 인연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언젠가 꼭 한 번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은 배우들이다”고 바람을 전했다.

인터뷰 내내 이 대표는 ‘뮤지컬 제작’, ‘남진-나훈아의 합동공연’, ‘남진 평양 단독 공연’ 등 제작‧기획자로서의 다양한 꿈을 쏟아냈다. 어느 것 하나도 쉽게 이루기 힘든 목표였다.

“관객들에게 그리고 가수에게까지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사람. 그런 좋은 제작‧기획자가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지금도 머릿속에서는 새로운 구상이 넘쳐나요. ‘남진-나훈아 함동 공연’이나 ‘남진의 평양 단독 공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건 저도 잘 알죠.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잖아요. 그 공연이 성사되면 수많은 관객이 즐거워할 것이고, 가수들도 감동을 받지 않겠습니까. 그것만 생각하고 추진해볼 생각입니다. 몇 년이 걸리든지 꼭 해내고 말 겁니다.”가수 남진(좌)과 SC엔터테인먼트 이시찬 대표.<사진제공=SC엔터테인먼트>SC엔터테인먼트 이시찬 대표와 함께 공연한 가수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송대관, 박상민, 박현빈, 김범수<사진제공=SC엔터테인먼트>우-2015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에서 상을 받은 후 이인제 국회의원(좌)과 기념 사진을 찍은 이시찬 대표/ 좌-파기스탄 국무총리 감사패를 받는 이시찬 대표(좌).<사진제공=SC엔터테인먼트>공연 기획, 제작자 이시찬 대표 프로필.<사진제공=S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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