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운명 걸린 3人…손학규·박영선·김부겸

편집부 / 2016-01-04 17:46:51
'고사' 손학규 전 대표…칩거에도 '대선후보 자질평가' 3위<br />
'침묵' 박영선 전 원내대표…김한길 이어 탈당 시 '둑' 무너져<br />
'잔류' 김부겸 전 의원…공동선대위장 고사, 지역에 '올인'

(서울=포커스뉴스) 20대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총선은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다. 그러나 현재 문 대표가 발 딛고 있는 '정치 생태계'는 그 어느 때보다 엄혹하다. 분당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표는 중도파이면서도 영향력이 막강한 손학규 전 대표와 박영선 전 원내대표, 김부겸 전 의원 등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고사'하는 손학규 전 대표…칩거에도 '대선후보 자질평가' 3위

손학규 전 대표는 1일 정치인이 아닌 지인들과 함께 강진 만덕산 해월루에서 첫 해를 맞이했다. 이날도 현실정치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4년 7월 31일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정계 은퇴했다. '저녁이 있는 삶'은 그의 대선 경선 슬로건이다.

당시 손 전 대표는 "저의 정계은퇴를 계기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 당원과 의원들이 새로운 각오로 혁신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손 전 대표는 그날 이후 지금까지 현실정치와 거리를 둔 채 전남 강진군 백련사 인근의 흙집에 칩거하고 있다.

작년 12월 18일 밤에는 지근거리까지 찾아온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방문을 사양하기도 했다. 이날 낮에는 손 전 대표가 안철수 신당 합류 제안을 공식 거절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같은 달 30일 열린 절친,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4주기 추모행사도 문재인·안철수와의 회동여부가 부각되자 불참했다.

이처럼 철저히 현실정치와 선을 긋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 전 대표는 정계 안팎에서 여전히 잠룡으로 평가되고 있다.

3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 중 대선후보 자질평가 부분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문 대표는 4일, 2016년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언급해 '손 전 대표의 공동 선대위원장 추대설' 등 다양한 해석을 낳기도 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고,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정부여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 더 젊고 새로운 당이 돼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문 대표는 작년 12월 18일 총선 대비 당직 인사에서 이른바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김성곤 백재현 홍익표 의원을 요직에 전면배치하기도 했다.

손 전 대표가 20대 총선에서 문 대표의 손을 잡아 줄지, 한걸음 떨어져 상대적으로 전력을 유지한 채 총선 이후 재편될 야권의 구원투수로 나설지, 아니면 칩거를 계속할 지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침묵'하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탈당 '마지노선' 역할?

문재인 대표에게 수도권 출신 3선 의원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지지는 더없이 절실하다.

그러나 박 전 원내대표는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탈당에 가타부타 공식 언급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더민주 중도파 모임인 '통합행동'의 멤버로서 그동안 문재인 대표에게 '알 밖으로 나오기 위한 여러 가지 창조의 파괴' 등 날카로운 비판을 날려왔다.

박 전 원내대표는 문 대표에게 "정말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마음을 비우는 자세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박 전 원내대표와 함께 '통합행동'의 멤버이자 호남의 맹주인 박지원 의원은 4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영선 의원이 당을 위해서나 야권 승리를 위해서, 정권 교체를 위해서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지원 의원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그렇게 쉽게 (탈당) 결단을 내리진 않을 것 같다는 기분을 받았다"고 전망했다.

한편 탈당바람이 상대적으로 없는 전북 지역에서는 박 전 원내대표가 '분당의 마지노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내대표가 탈당하면 현재 더민주·안철수 신당 힘의 균형이 급속도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고 결국 탈당을 해야 한다는 것.

비록 수적으로는 더민주 소속 의원이 많을 지라도 중도성향의 박 전 원내대표가 빠지게 되면 결국 친노 정당으로 전락해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더민주 내부에서 서서히 증폭되고 있다.


◆ '잔류'하는 김부겸 전 의원…국민들 손에 의해서라도 통합될 것

김부겸 전 의원은 더민주의 대표적 중도인사다. 문재인 대표는 최근 김 전 의원에게 당 내분 사태를 수습할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작년 12월 29일 문 대표의 전화를 통한 요청도, 1일에는 대구를 찾아온 유인태 우상호 의원 등의 요청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맞붙을 대구 수성갑 지역구에 '올인'하기 위해서다.

그러면서도 김부겸 전 의원은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전 의원은작년 12월 16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이 이렇게 어려우니까 어떻게든 수습을 해야 한다는 당위감이 더 옳게 다가온다. 자칫하다가 제 스스로가 주장해왔던 것 자체를 짓밟을 수 있다"면서 당 잔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며칠 뒤인 30일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양쪽 모두를 비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당시 김 전 의원은 "야권 주도권 싸움 과정에서 서로 간의 감정을 자극하고, 범야권 지지자들을 서로 갈라놓고 증오를 부추기는 발언을 지도자라면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민주) 지도부도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안 의원도 신당을 창당하면서 자신의 비전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해야지, 자꾸 옛날에 계시던 당을 그렇게 폄하하거나 하는 것은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또한 문 대표가 ‘마이웨이'식 행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문 대표가 "제 거취는 제가 정한다. 더 이상 제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을 정부의 '불가역적' 위안부 문제 합의와 빗대면서 "상황이 정리가 돼가면서 저절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지 지금부터는 앞으로 일체 거론하지 말라고 해서 안 하고 이런 건 아니지 않느냐"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안 의원이 탈당을 해서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하니까 지금은 서로 뭐 기세싸움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결국 한 2월쯤 되면 이번에 뛰어야 할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정말 답답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절박해지면 당 대표의 정치적 의지와 상관없이 야권 지지자들 손에 의해, 또 정치적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국민들 손에 의해서라도 뭔가 변화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의원은 현재 대구의 정치1번지 수성갑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의 총선 대결을 준비 중이다. 여당의 아성인 이곳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김 전 의원은 여당 예비후보인 김문수 전 지사를 앞섰다. 정당지지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전 의원은 "탈당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대구 선거에도 도움이 안된다. 분열이 고착화되면서 당이 초라해지는 상황이 정말 답답하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손학규 더민주당 전 대표는 2014년 7월 31일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정계 은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일 발표된 한국경제신문·한국리서치의 대선후보 자질평가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반기문, 박원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사진출처=손학규 의원 공식 페이스북>수도권 출신 3선 의원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지지는 문재인 대표나 안철수 의원에게 더없이 절실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사진출처=박영선 의원 페이스북>대표적 중도인사인 김부겸 전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한 지난 연말인 12월 30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양쪽 모두를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출처=김부겸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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