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일부터 적용되는 법…효과는 '미지수'
(서울=포커스뉴스) '미식의 나라' 프랑스가 넘쳐나는 음식물 쓰레기에 굴복했다. 식당에서 먹고 남은 음식을 포장해가는 건 프랑스의 전통적인 식사 예절에 어긋나지만 정부 당국은 이를 '도기 백(doggy bag·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싸 가는 봉지를 가리키는 단어)' 법으로 규제하기로 결정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의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매년 700만톤에 달하며 이 중 요식업계에서만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는 무려 14%에 달한다. 그럼에도 프랑스 식당가에선 인색해보이거나 비위생적으로 비춰질까 두려워 손님들에게 남은 음식 포장을 권유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서 레스토랑 4곳을 운영하고 있는 한 음식점 주인은 "하루에 도기 백을 이용하는 고객은 오직 3~4명뿐이며 이조차도 대부분이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보다못한 프랑스 정부는 '도기 백'을 법으로 강제하기에 이르렀다. 올해부터 효력이 발생한 이 법은 하루에 식사를 180번 이상 차려내는 식당에 적용된다. 프랑스 정치계는 이전부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에 적극적이어서 지난달 초 슈퍼마켓이 팔다 남은 음식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도록 강제하는 법을 프랑스 의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스 내부에선 법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프랑스의 음식 뉴스 전문사이트 아타불라(Atabula)의 편집장 프랑크 피네-라바루스트는 "남은 음식을 집으로 싸가는 건 프랑스에선 낯선 문화인 데다가 미국식이라고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강조한 뒤 "포장용 박스 디자인을 잘 하면 모르겠지만 문화적 장애물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요리사들이 '개밥'을 연상시킨다며 '도기 백'이라는 명칭을 싫어한다는 점도 남은 음식 포장 문화를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프랑스 정부가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남은 음식을 싸가는 '도기 백'을 법으로 규정,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2016.01.04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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