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법조전망(1)] 언제쯤 살려낼까…‘죽어야 사는 남자’ 조희팔

편집부 / 2016-01-03 09:58:03
“조희팔 죽었다” 책임 떠넘기기, 공범도 ‘조희팔 죽어야 살아’<br />
강태용 주변수사, 공범 대질조사 진행…검찰, 내주 강태용 기소
△ 강태용, "조희팔 죽었다"

을미년(乙未年)을 보내고 병신년(丙申年)을 맞았다.

20대 총선이 치러지는 올해는 박근혜 정부 후반기 검찰 권력을 지휘할 김수남 신임 검찰총장의 시험무대이자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의 선거법 관련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정부 초기부터 진행돼 온 지난 정권의 ‘4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사업)’ 사업 비리 의혹 수사, 16년만에 국내로 송환돼 다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태원 살인사건’의 아더 존 패터슨(35)의 재판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열릴 제5회 변호사 시험도 ‘사법시험 존폐’ 논란과 함께 법조계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본지는 앞으로 5회에 걸친 기획을 통해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법조계 주요 쟁점을 전망한다.(편집자 주)


(서울=포커스뉴스) ‘조희팔 사건’의 본격적인 재수사는 2인자 강태용(54)의 검거로 시작된다.

강씨는 지난해 10월 10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의 한 아파트에서 잠복 중이던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도피 7년만이다.

그는 조희팔(58)의 핵심 측근으로 수조원대 사기극을 벌인 다단계 법인에서 재무·전산 업무, 정관계 로비 등을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가 붙잡혔다는 소식이 피해자 단체 등을 통해 국내에 전해지면서 조희팔의 생사 여부, 이들 일당의 정관계 로비 의혹, 범죄은닉자금 등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 강태용 검거 이후 송환까지…사건 관련자들 “조희팔 죽었다”

강씨가 중국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되는 동안 검찰과 경찰도 개별 수사에서 다소 성과를 냈다.

경찰은 강씨의 처남이자 다단계 법인의 초대 전산실장을 지낸 배상혁(45), 검찰은 배씨의 후임 전산실장 정모(53·여)씨 등을 붙잡았다.

특히 검찰은 ‘위장사망 의혹’이 제기된 지난 2011년 12월 19일 조희팔 장례식에 참여한 조씨 아들(31), 내연녀로 알려진 김모(56)씨 등을 붙잡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강태용이 중국 공안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되는 2개월여 동안 검거·자수하거나 여죄를 찾아낸 관련자들은 20여명에 달한다.

배상혁은 조희팔 일당이 사기극을 위해 만든 연계사업체 ㈜티컴스의 대표이사, 의료기기 생산업체 ㈜엠텍의 이사, 초기 총괄실장 등을 지내며 전체 전산업무를 지휘한 인물이다.

검찰과 경찰은 배씨를 통해 일부 범죄수익자금의 흐름, 은닉처 등을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조씨 아들과 내연녀로 알려진 김씨에 대해서도 각각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기는 한편 조희팔의 생사 여부를 추궁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줄곧 조씨의 사망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조씨 아들은 지난해 12월 17일 열린 자신의 결심공판에서 “아버님이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는데 맞나”라는 판사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장례식이 있던) 상해에 갔나. 언제 갔는가”라는 질문에 “2011년 11월 8일 장례식에 갔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조희팔의 밀항을 기획하고 중국 내 조씨 일당과 밀접하게 접촉했던 외조카 유모(사망)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조씨의 생사는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유씨도 조희팔 장례식에 참석했고 조씨 유골을 직접 국내로 들고 들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제 조희팔의 생사, 범죄은닉자금 행방 등의 열쇠는 2인자 강태용이 쥐고 있다.

그러나 강씨도 역시 국내로 송환된 지난해 12월 18일 대구지검에서 “조희팔은 죽었다”고 주장했다.


◆ ‘혐의 부인’ 조희팔에 책임 떠넘기는 강태용

강태용은 조희팔이 죽었다고 주장하며 자신에게 적용된 핵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강씨는 다단계 업체에서 재무·전산업무와 정관계 로비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일부 드러난 범행 일부만 인정할 뿐 범죄의 핵심 책임을 조희팔에게 떠넘기고 있다.

조희팔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황종근)는 사기 등 혐의로 강씨를 구속하고 한 차례 구속기간을 연장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조희팔과 공모해 도피자금 165억원을 다단계 회사 법인에서 횡령했다.

현재 강씨는 횡령한 자금 중 5억원만 자신이 사용하고 나머지 160억원의 행방에 대해서는 조희팔에게 책임을 넘기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또 2007~2008년 조씨 일당의 수사를 맡은 정모(40·구속) 전 경사에게 사업자금 명목으로 1억원을 건넨 혐의에 대해서도 일부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이같은 상황을 어느 정도 예상한 듯 차선책을 준비하고 있다.

검찰은 강태용과 다단계 법인 전산실장을 지낸 배상혁(44·구속) 등 공범, 강씨에게 2억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아 징역 7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김광준 전 부장검사 등과 대질조사를 계획 중이다.

강씨가 조희팔의 죽음을 주장한 것도 배씨 등 공범들에게는 이번 사건에서 빠져나갈 하나의 구실이 될 수 있어 대질을 통해 서로 어긋나는 증언을 끌어내야 한다는 분석이다.

검찰이 ‘조희팔 사건’을 재수사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속 또는 기소된 관련자는 모두 28명이다.

또 이들 일당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강씨의 부인을 지명수배하는 등 주변수사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조희팔의 외조카 유모(사망)씨도 생전 지인들에게 “강태용과 수시로 접촉했고 만날 때마다 수천만원을 받았다”고 말해온 것으로 드러난 만큼 주변 수사를 통해서도 강씨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강씨가 가족과 지인을 통해 돈세탁을 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계좌 700여개를 추적해 조씨 일당이 중국으로 밀항하기 직전 개설한 차명계좌 30여개를 확인하기도 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질조사 등 모든 수사방안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달 초 강씨를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재판과정에서도 많은 사실들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대구=포커스뉴스) 한국으로 송환된 조희팔 사기조직의 2인자 강태용이 지난달 16일 오후 대구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영상 캡처>조희팔. <사진제공=바실련>4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일당의 최측근인 강태용이 지난달 16일 김해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 후 대구지검으로 압송되면서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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