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돌아보는 삶의 의미…김은진 '남은 시간'展

편집부 / 2015-08-18 10:49:01
△ 김은진 '오전 8시 27분' <작품 사진 작가 제공>

40대에 돌아보는 삶의 의미…김은진 '남은 시간'展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실내 공간에서 머리를 묶은 한 여성이 비닐봉지를 움켜쥐고 어깨 위까지 차오른 알 수 없는 액체 위에 있다.

그 액체 위에는 바가지, 치아, 칫솔, 컵, 검은 비닐봉지가 둥둥 떠다닌다.

김은진(47) 작가의 신작 '오전 8시 27분' 속 장면이다.







기묘한 분위기의 이 작품을 비롯해 4년 만에 작가의 다양한 신작을 선보이는 개인전 '남은 시간'이 27일부터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작은 어머니와의 갑작스러운 사별을 계기로 40대 작가에게 찾아왔던 노화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물음을 담은 작업들이라고 한다.

가로 560㎝, 세로 146㎝ 크기의 '냉장고' 작품에는 저마다 스토리가 있을법한 사람과 동물, 폭력적 요소, 종교적 요소, 자연, 절단된 신체 등이 뒤엉켜 있다.







과일을 비롯한 먹을거리, 칼과 가위 등도 화폭에 펼쳐진다.

작가가 16개월에 걸쳐 제작했다는 이 작품에선 일견 편치않은 모습들도 비치지만 이를 관조하게 하는 것은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과 욕망 등이 반영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냉장고 문을 열면 갖가지 음식 냄새가 나는데, 순간 그러한 것들이 징글징글하게 보이면서도 그래서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신기해하곤 한다"며 "잉여음식을 저장하는 냉장고를 매개로 고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인간사를 일기 써나가듯 그렸다"고 말했다.

'의자'라는 작품은 탑골공원에서 만난 노인을 섭외해 모델로 삼았다.

작품 속에는 앙상한 몸의 한 노인이 등장하고 벽면에는 또다시 검은 비닐봉지들이 걸려있다.







작가는 "작품을 그리면서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남은 시간'이라는 전시 제목은 "지금을 기념하고 잘 살아보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들려줬다.

전시는 9월6일까지다. 문의 ☎ 02-720-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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