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들 '단수 조사특위' 반기…흔들리는 김병국 리더십

편집부 / 2015-08-17 15:55:27
"시민·시의원 정서 모른 채 힘의 논리에만 의존" 지적


시의원들 '단수 조사특위' 반기…흔들리는 김병국 리더십

"시민·시의원 정서 모른 채 힘의 논리에만 의존" 지적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김병국 청주시의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나흘간의 13개동 단수 사고와 관련, 말을 바꾸면서까지 집행부의 사고 원인 조사를 지켜보자고 선을 그었지만, 대다수 시의원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단수 피해 지역 의원 중심으로 다수 의원의 뜻에 따라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한 시의회 차원의 특별위원회가 조기에 꾸려지게 된 것이다.

시의회는 오는 19일 하루짜리 임시회를 열어 의원 21명이 발의한 '상수도 단수 관련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조사특위) 구성의 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재적 의원 38명의 절반이 넘는 의원이 발의에 참여했다.

17일 의원 총회에서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의원과 단수 지역 의원 등 13명으로 조사특위를 가동하기로 사전 합의를 봤던 터라 의안 처리는 기정사실로 됐다.

이로 인해 김 의장의 리더십은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됐다. 일각에서는 피해 주민 정서를 무시한 독단의 결과라고 평가한다.

폭염 속에서 나흘간 수돗물을 쓰지 못하고 고통을 겪은 주민들은 조속한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 배상을 바랐다. 단수 기간에는 금방이라도 시청을 쳐들어갈 것처럼 험악했다.

단수 피해가 절정에 달한 지난 3일 김 의장은 기자실을 찾았다.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낱낱이 파헤쳐 공개하겠다"며 9월 임시회에서 조사특위를 운영할 뜻임을 '의욕적'으로 설명했다.

주민 대의기구 수장으로서 시의적절한 언급이었다.

그런데 집행부가 외부 전문가로 사고 원인 조사위원회(조사위)를 구성하자 돌연 말을 바꿨다.

"집행부 조사위 활동 결과가 이해되지 않거나 미흡하면 조사특위를 구성해야겠지만, 의회와 시민이 납득한다면 굳이 조사특위를 운영할 필요가 없다"며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그러자 단수 지역 시의원 6명이 "9월 임시회에서 조사특위를 운영할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단수 지역 일부 의원은 김 의장이 피해 주민 정서를 몰라도 너무도 모른다며 급기야 의원 서명을 받아 조사특위 구성 안을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김 의장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셈이다.

다수 의원의 뜻에 따라 조사특위 구성이 관철되면서 김 의장은 의회 분란만 자초했다는 비판을 자초하면서 리더십에 큰 상처를 받게 됐다.

김 의장이 의회 내 분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청주시 새 상징마크(CI) 관련 의안을 본회의 상정하겠다고 밝혀 1개월간의 'CI 갈등'을 초래했다.

실제 김 의장이 속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부의 요구로 이 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한 뒤 단독 표결로 통과시켰으나 '힘의 논리'로 밀어붙여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시의회가 한동안 올스톱 되는 파행이 뒤따랐다.

통합시의회는 연장자이자 최다선(4선)인 그에게 영예로운 초대 의장직을 안겼다.

시민들이 그에게 바라는 것은 풍부한 정치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이었지만 그가 보여준 최근 일련의 행보는 시민과 시의원들의 기대와는 멀어도 한참 멀다는 비판이 비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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