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분기 GDP 부진,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 높여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7일 보도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이어 중국 인민은행의 급격한 위안화 평가 절하로 일본의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시장에서는 추가 양적완화를 예상하는 견해가 늘어나고 있다.
바클레이즈 증권의 모리타 교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디플레이션을 수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들이 위안화 평가 절하를 계기로 수출 가격을 내린다면 일본의 수입품 가격이 하락한다.
그렇게 되면 디플레이션을 탈피하려는 일본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 일본은행은 내년 초에 2%의 물가 상승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다고 해서 반드시 중국 기업이 수출 가격을 인하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현재로서는 유가 하락으로 중국기업의 생산비용이 내려가 수출 가격을 낮춰도 채산성이 맞는 상태다.
더구나 과잉 생산설비를 보유한 대다수의 중국기업이 수출 물량을 늘려, 조금이라도 가동률을 높이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 가격 인하로 이어질 환경이 조성된 것은 분명하다.
모리타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10% 내린다면 중국의 수출 물가 하락과 직결되는 일본의 소비자물가(CPI)는 최대 0.1% 포인트 정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날 일본 내각부가 발표된 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로 작년 동기보다 1.6% 감소해 3분기만에 마이너스로 전락한 것이 양적완화 관측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기 침체에 더해 최근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의 지지율 하락도 정부와 일본은행이 금융 완화를 포함한 모종의 경기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점치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7월의 금융정책 결정회의 의사록에서는 중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수요의 약점을 언급했지만 내수는 강세로 보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이같은 '공식 입장'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JP모건의 아다치 마사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0월의 추가완화 직전까지 일본은행에서 나온 입장이 일관되게 강경했던 것을 잊은 전문가들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본은행은 국내 경제의 약세는 일시적이라고 말해왔지만, 데이터를 신중히 분석하고 있는 해외투자자들이 일본경제의 침체를 불안스럽게 본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연내 추가 양적완화를 전망하는 목소리는 절반에 미달하지만 앞으로 나올 물가 통계에 따라 급속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렇게 되면 엔화 환율이 움직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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