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 편의 봐주고 뇌물 받은 교도관 집유 확정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교도소에서 수형자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교도관이 집행유예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수뢰후 부정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도관 정모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800만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방의 한 교도소에서 일하던 정씨는 2007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박모씨를 알게 됐다.
정씨는 박씨로부터 교도소 내 소지가 금지된 물품을 반입시켜주고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007년 5월부터 12월까지 750만원을 받았다.
이 돈으로 정씨는 고가의 의류나 안경 등을 사서 적법한 반입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박씨에게 건넸고, 남은 돈 522만원은 자신이 챙겼다.
정씨는 또 2008년 11월 귀휴를 나온 박씨를 만나 200만원을 받았고, 박씨의 가족을 통해 2천200만원을 빌리고서 2천만원만 갚기도 했다.
정씨는 박씨가 담배를 피울 수 있도록 해주거나 교도소 내 공중전화를 제한시간을 넘겨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정씨가 적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고가의 물건을 반입해 주거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돈을 챙겼다며, 적용된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죄질은 무겁지만, 공직에서 파면됐고, 초범이며 5개월가량 이미 구속돼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정씨가 박씨의 물건을 산 데 쓴 228만원은 수뢰액에서 빼야 하며 담배를 피우게 해줬다거나 공중전화를 초과이용하게 해준 부분은 혐의를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 형량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줄였다.
한편, 박씨는 정씨에게 뇌물을 건넸을 뿐 아니라 교도관을 대상으로 자신이 대기업 양자며, 그룹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큰 수익을 얻고 있다고 속여 20차례에 걸쳐 2억8천만원을 주식투자대금으로 받는 등 4명으로부터 5억6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년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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