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50년 만의 이산상봉…2014년 2월 이후 중단

편집부 / 2015-08-15 05:00:00


<역사속 오늘> 50년 만의 이산상봉…2014년 2월 이후 중단







(서울=연합뉴스) "어머니, 불효자를 용서하세요" "니가 벌써 이렇게 늙었다니…"

2000년 8월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 3층 컨벤션 홀. 북한의 저명한 수학자 조주경(2000년 당시 68·경북 영양군 영양면 출생) 김일성대 교수가 부산에 사는 어머니 신재순(당시 88)씨를 보자마자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한국전쟁 때 헤어진 뒤 50년 만에 만난 모자는 나이를 잊은 듯 주름살 가득한 서로의 얼굴을 부둥켜안았다.

조 교수 등 북측 이산가족을 태우고 평양 순안비행장을 출발한 북측 항공기가 서해 직항로를 경유해 김포공항에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50여분. 북측 항공기가 김포공항에 내려앉은 것은 분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실현된 것은 1985년 이후 15년만. 남북 이산가족 200명은 서울 코엑스와 평양 고려호텔에서 3박4일간 짧은 상봉의 기쁨을 누렸다. 99세로 남측 최고령자인 조원호 할머니(2001년 2월 사망)는 치매로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50년 만에 만난 장남을 보고 정신을 차리는 기적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 모두 19차례에 걸쳐 3천934가족, 1만8천799명이 남북의 가족을 만났지만, 남측의 경우 지난 5월말 현재 상봉 신청자 12만9천688명 중 10%가량이 소망을 이뤘을 뿐이다. 그나마 2014년 2월을 마지막으로 상봉 행사는 중단됐고, 고령의 이산가족들은 한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고 있다. 2000년 8월 어머니를 만난 조주경 교수는 2004년 북한 잡지 금수강산을 통해 사망 소식이 전해졌고, 어머니 신씨도 외아들의 사망 소식을 담은 잡지가 발행된 날(2004년 7월12일)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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