젭 부시 '고문 부활' 질문에 즉답 회피…"부적절하지만 효과적"
AP통신 "친형 부시 전 대통령 유산 무시 못해 딜레마 빠져"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선거 경선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고문에 대해 불투명한 입장을 취해 논란을 자초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부시 전 주지사는 13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주의 공화당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금지한 고문의 부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체를 아우를 확정적 얘기는 하기 싫다"고 답변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이어 "그 기술(고문)은 정보를 생산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국가 안보를 지키려면 가혹한 신문 기술이 사용돼야 할 상황도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2001년 9·11테러 이후 테러단체 알카에다 요원들을 신문할 때 물고문, 구타, 발가벗기기, 수면 박탈, 모욕 등의 기법을 썼던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심층 신문으로 불린 이런 수사기법은 전쟁 때 적군 포로들에게도 금지된 인권침해로 논란을 야기했고 결국 오바마 행정부는 고문 금지령을 내렸다.
부시 전 지사는 심층 신문과 고문의 차이를 묻는 말에 "모른다"며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CIA의 고문은 부시 전 지사의 친형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에 이뤄졌다가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뒤로 자취를 감췄다.
AP통신은 부시 전 주지사가 고문 제도와 같은 친형의 정치적 유산을 무시해 지지층에 혼선을 줄 수 없는 까닭에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고 해설했다.
그러면서 같은 맥락에서 부시 전 주지사가 친형이 일으킨 이라크전을 평가할 때도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지난 5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2003년 이라크 침공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나중에 그는 질문을 오해해 다른 답변을 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발호를 들어 미국의 2011년 이라크 철군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라크 철군 역시 부시 전 대통령이 계획한 것이라 논란이 일었다.
이후 부시 전 주지사는 철군을 막지 않은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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