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이착륙 변화로 '안전은 강화...소음은 숙제'

편집부 / 2015-08-14 07:30:01
새 절차 20일부터 시행…남풍 때 충돌 가능성 불식 등 안전 강화


김해공항 이착륙 변화로 '안전은 강화...소음은 숙제'

새 절차 20일부터 시행…남풍 때 충돌 가능성 불식 등 안전 강화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20일부터 김해공항에 새로 도입되는 항공기 이착륙 절차는 '안전, 효율, 소음'이라는 키워드로 정리된다.

항공기 충돌 가능성이 있던 기존 경로가 바뀌면서 안전은 더욱 강화된다.이착륙 간격도 짧아져 시간당 운항편수가 느는 등 효율성 증대도 기대된다.

하지만 새로운 착륙 경로가 생기는 데다 운항편수도 늘 것으로 예상돼 추가적으로 발생할 소음 피해는 숙제가 될것으로 보인다.



◇ 마주보고 이착륙하는 현행 시스템 문제많아

김해공항 2개 활주로는 '남북'으로 뻗어 있다.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설계됐는데 평소에는 주로 북풍이, 4∼8월에는 때때로 계절풍인 남풍이 분다.

비행기는 바람을 마주 보고 이착륙한다. 북풍이 불면 활주로의 남쪽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남풍이 불면 활주로 북쪽에서 시작해 남쪽으로 이착륙을 한다.

그런데 김해공항에는 '변수'가 있다.북쪽에 있는 신어산, 돗대산 등 산악지형이다.북풍일 때는 한계는 있지만 북쪽을 향해 이착륙이 가능해 문제가 없다.

한데 '남풍'이 불면 낭패다. 이륙은 남쪽으로 이뤄지니 상관없지만, 착륙 때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산악지형을 넘어 필요한 만큼 고도를 낮춰 접근하는 게 힘들다.

이 때문에 김해공항은 남풍이 불면 특이한 방법의 착륙이 시도된다.

북풍이 불 때처럼 활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비행기를 운항해 오다가 공항 인근에서 반원을 그리며 선회를 해 방향을 바꾼 뒤 내려앉는다.

문제는 이륙과 착륙이 마주 보고 이뤄지니 비행기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이 때문에 김해공항은 그동안 이착륙 비행기 간격을 뚝뚝 떨어뜨려(8NM 이상) 충돌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 보니 연중 최저 이착륙 기준을 기점으로 설정되는 '슬롯'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이착륙 절차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08년 '안전'에 초점을 두고 시작됐다.

공군과 부산지방항공청이 안전한 이착륙 절차를 도입하기 위한 실무진 회의를 하는 등 활발하게 논의했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가 등장해 번번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GPS 장비가 장착된 비행관리시스템(FMS)을 갖추지 못한 일부 항공사들이 반대를 했고, 항공기 소음지역 확대 문제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다.

논의가 다시 불붙은 것은 김해공항 포화문제와 신공항 건립안이 대두하면서다.항공 수요에 맞춰 이착륙 경로 개선으로 슬롯을 늘리려는 시도가 새로운 동력으로 작동했다.

결국 논의 7년 만에 새로운 경로가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 새 이착륙 시스템..."안전 강화되고 효율성 늘어"

새로운 이착륙 항로는 안전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기존에는 남풍이 불면 착륙 비행기가 사하구 을숙도를 지나 활주로 정남쪽 방향에서 진입하다가 선회착륙을 했지만 새로운 경로는 진입부터 다르다.

강서구에 있는 부산항 신항 상공으로 날아와 송정동, 미음동(경마공원 인근), 김해공항을 있는 남서쪽 사선방향에서 진입하다가 기존처럼 선회착륙을 한다.이륙 비행기 입장에서는 마주 오던 착륙 비행기가 없어진 셈이다.

이 때문에 이륙 비행기도 기존에는 기체를 띄운 뒤 명지동 일대에서 선회하던 절차를 거치치 않고 을숙도를 지나 내륙을 완전히 벗어나 바다까지 온 뒤 항로를 찾아 선회한다.

하지만 안전 문제가 충분히 해결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가장 위험한 선회 착륙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산악지형이어서 바꿀 수 없는 한계라고 답했다.신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김해공항을 '반쪽 짜리'라고 부르는 게 이 때문이기도 하다.



◇"슬롯 늘어난다…배분은 관심사"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는 당분간 하루 1∼2회씩 많아질 전망이다. 하루로 치면 30회가량 늘어난다. 기존에 항공기 충돌 우려 때문에 이착륙 간격을 길게 잡았던 것이 확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슬롯이 24회다.주중에 공군에서 8회, 민간 항공에서 16호를 운영한다. 군 훈련이 없는 주말에는 민간이 24회를 모두 쓴다.

국토부는 새 경로 시행 초기에는 시간당 슬롯이 1∼2회 늘어나는 정도로 비행기 간격을 조절하다가 내년 말 김해공항 활주로 재포장 공사가 완료되고, 공군부대의 전술항법장비(TACAN) 설치가 완료되면 슬롯이 최대 32회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획대로 되면 연간 4천400편의 운항편수가 늘고 여객 57만 명의 증가가 가능하다.지난해 기준 김해공항의 항공기 운항횟수는 국제선 3만 7천 회, 국내선 4만 1천 회다.

늘어나는 슬롯 배분 문제는 항공사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민간의 항공수요 부응을 위해 시행된 이착륙 방식의 변경인 만큼 항공사들은 수혜를 기대하고 있지만, 결정권은 공군이 가지고 있어 어떻게 변경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공군 측은 항공사 관계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배분문제는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늘어난 항공기 수요 충족을 위해 최대한 민간항공기에 슬롯을 배려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해 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1천만 명을 돌파하는 등 2009년부터 연평균 10% 이상 급등하고 있다. 올해도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매달 평균 15%의 급등세를 보였다.

이달 1일 항공기 탑승객은 4만1천354명으로 1976년 공항 개항 이래 하루 최다 이용객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런 사정 탓에 올해 4월 진에어를 포함한 외국 항공사들이 김해공항 신규취항을 신청했지만 슬롯이 없어 취항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늘어나는 슬롯을 국제선 신규노선에 우선 배정하면 공항 이용객들의 편의가 더 증대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 바뀌는 소음지도 '우려'

새로운 이착륙 경로가 생기고 항공기 운항 횟수가 늘어나면 가장 큰 문제는 소음이다.

착륙노선이 변경되면서 송정동과 미음동은 기존에 없던 소음이 새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부산지방항공청과 공항공사는 소음문제 발생가능성에 대해서는 예단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바뀐 경로는 남풍이라는 계절풍이 불때만 적용되는데 이는 전체 운항편수의 5%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또 기존 항로보다 고도 기준을 높여 이 지역을 지날 때는 보통 1천100피트 상공이 아니라 1천700피트 상공에서 지나기 때문에 소음이 덜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김해와 강서구 일대 9곳에 소음 자동측정망을 설치하고 있는데 현재 새로 항공기가 지나가는 곳에는 자동 측정장비가 없는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5년마다 항공소음 영향도 평가 조사를 하는 만큼, 슬롯 증대로 인한 소음이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오면 관련 법률 확대·고시를 통해 지원 규모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항 일대 주민들에 대한 소음관련 예산은 20억원이(강서구 지역 17억3천200만원, 김해 1억9천200만원)매년 책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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