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회 표결 절차…3차 구제금융-브릿지론 갈림길
무난히 표결 통과 전망…유로그룹은 브릿지론도 논의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가 국제 채권단과 3차 구제금융 협약을 체결할지 우선 브릿지론만 받을지 갈림길에 섰다.
그리스 의회는 채권단과 실무협상에서 타결한 3차 구제금융 협약을 이행하기 위한 법률안의 표결 절차를 13일(현지시간) 시작했다.
의원들은 토론을 거쳐 14일 새벽에 표결할 예정이며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대표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에서 반대표가 나오겠지만 야당들의 지지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채권단과 지난 11일 3년간 850억 유로(약 110조4천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했다.
그리스는 ECB에 34억 유로를 상환해야 하는 오는 20일 전에 협약을 체결해 구제금융의 첫 지원금을 받아 ECB에 부채를 갚는다는 계획이다.
합의안이 그리스 의회에서 통과돼도 14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에서 최종 합의안을 마련해 20일 전에 독일 등 일부 유로존 회원국의 의회 승인을 얻어야만 이 계획이 실현될 수 있다.
유로그룹 회의에서 최종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그리스는 50억 유로 규모의 브릿지론을 받아 부채 상환과 은행 자본확충에 우선 사용하고 본 협약 체결이 늦어져 불확실성이 계속될 우려가 있다.
그리스는 지난 6월 말부터 은행 예금인출 한도와 국외 송금 등을 제한하는 자본통제 조치 등에 따라 경기침체가 악화하고 있어 협약 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안건들이 부결된다면 유로그룹 회의에서 브릿지론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며 찬성표를 호소했다.
EU 집행위 안니카 브라이트타르트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유로그룹 회의는 합의안을 승인하기 위한 회의지만 브릿지론 대안도 안건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브릿지론 대신 20일 전체 협약을 체결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며 브릿지론 안건은 합의 실패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대 채권국인 독일 재무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그리스와 채권단의 합의문에 의문점들이 있다며 유로그룹 회의에서 이를 지적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은 지난달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그리스의 한시적 유로존 탈퇴를 제안하는 등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였으며, 전날도 협약 체결을 늦추고 브릿지론을 우선 지원하자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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