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협력업체 압수수색…비자금 의혹 본격 수사(종합)
민영진 전 사장 시절 비리 혐의 수사확대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검찰이 비자금 의혹을 비롯한 KT&G의 각종 비리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김석우 부장검사)는 13일 오전 9시30분부터 수사관 25명을 투입해 담뱃갑 제조업체 S사와 팁페이퍼(필터와 담뱃잎을 결합하는 종이) 제조업체 U사와 J사 등 납품업체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 업체에서 KT&G와 거래내역 관련 서류,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이들 협력업체와 하도급 등 거래관계에 있는 업체 4곳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이들 회사와 KT&G가 거래하는 과정에서 납품단가나 수량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이 조성되고 뒷돈이 오간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업체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수상한 돈의 흐름을 규명하고 KT&G 전현직 임직원들이 개입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장기간 내사를 벌여 KT&G와 납품업체들의 거래구조·재무상황을 분석하고 의심스러운 자금흐름이 있는지 추적해왔다. 담뱃갑과 팁페이퍼 뿐만 아니라 필터 등 또다른 구성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과의 유착관계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압수수색으로 민영진(57) 전 사장 시절 KT&G 주변의 의혹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KT&G는 2011년 소망화장품, 바이오벤처기업인 머젠스(현 KT&G 생명과학) 등을 잇달아 인수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수상한 자금이 민 전 사장 등 경영진에게 흘러들어갔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사장은 옛 전매청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MB맨'으로 분류된다. 그는 검찰이 비자금 의혹 수사에 나서자 지난달 29일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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