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부동산개발업계 위안화 절하에 '울상'
"남방항공, 1% 절하하면 1천400억원 부담 늘어"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이 연일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달러화 부채가 많은 중국 항공업계와 부동산 개발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수십조 원에 달하는 외화 부채를 보유한 중국 항공업계는 당국이 위안화 절하로 올해 상반기에 거둔 수익의 상당 부분을 반납할 처지에 놓였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 11일 이후 사흘간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4.6%가량 절하해 달러화 부채 상환을 위해 더 많은 위안화 자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대인 600여 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중국 남방항공은 2014년 말 1천50억 위안(19조900억 원)에 달하는 달러화 표시 부채를 갖고 있어 위안화가 1% 절하되면 7억6천700만 위안(1천400억 원)의 부담이 늘어난다.
다이와증권 켈빈 라우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절하 기조와 항공유 가격의 하락세 제한으로 중국 항공업계 주가가 하향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국 남방항공과 동방항공의 목표 주가를 각각 42.5%와 21% 하향 조정했다.
씨티그룹의 비비안 타오 애널리스트와 마이클 비어 애널리스트는 올해 위안화가 5% 절하되면 3대 중국 항공사의 연간 순익이 19∼2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제프리 청 보콤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위안화가 3.4% 절하로 상반기 항공사 수익의 절반가량이 사라질 수 있다"며 "위안화 약세 여파로 미국 여행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청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국가 통화의 동반 절하로 아시아 여행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화 부채 비중이 높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계 등도 위안화 절하의 악영향을 받을 업종으로 꼽힌다.
부채의 75%를 해외에서 빌린 차이나 리조시스 랜드와 외화부채 비중이 82%인 차이나 오버시즈 랜드·투자 등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주가는 12일 홍콩 증시에서 8∼10% 급락했다.
투자은행인 제프리스의 버넌트 치앙 애널리스트는 "작년 말 기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부채의 40%가 미국과 홍콩 통화 표시 부채였다"며 외화 부채를 중국 채권으로 전환해 위안화 절하 위험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피에르 라우 애널리스트는 5%의 위안화 절하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상수도 운영·처리 업체의 내년 예상 수익을 평균 19% 감소시킬 것이라며 가스 공급업체의 수익도 21.5%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수익의 절반을 해외에서 얻는 ZTE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위안화 절하로 해외 수익 증가와 가격 인하 여지 확대 등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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