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가족들의 한 서린 고백…SBS '최후의 심판'

편집부 / 2015-08-13 06:00:05
15일 밤 방송…배우 홍은희 내레이션


위안부 가족들의 한 서린 고백…SBS '최후의 심판'

15일 밤 방송…배우 홍은희 내레이션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송모 할아버지가 첫날밤 잠자리를 하지 않으려는 신부 비밀을 알게 된 것은 첫 아이를 낳은 후였다.

아내인 김외한 할머니는 11살 때 정부등록 위안부 중 가장 어린 나이에 일본 홋카이도로 끌려갔다.

송 할아버지는 젊을 적만 해도 충격적인 과거를 털어놓는 아내가 미웠다고 했다.

그는 나이 오십을 넘기고서야 아내가 안쓰러워졌고, 신혼 초에 잘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김 할머니는 올해 6월 눈을 감았다. 아내가 눈을 감기 전 조금이라도 한을 덜었으면 했던 할아버지 바람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안부 피해자에게도 가족이 있다.

우리 엄마, 우리 언니, 혹은 나의 아내가 위안부였을 수도 있다.

오는 15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TV '최후의 심판, 엄마여서 미안해'는 그동안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혹은 무심하거나 외면했던 위안부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제작진과 만난 사람들은 그 누구도 카메라 앞에서 '위안부' 세 글자를 입 밖에 내지 못했다.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故) 박옥련 할머니의 딸 임모씨는 "세상 사람들이 우리 엄마를 위안부 할머니라고 말하는데 자식으로서 그런 말을 듣기 좋지는 않다"라고 털어놓았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엄마를 외면했다는 임씨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시는 시설에서 일하면서 이제야 위안부 '엄마'들을 마주할 용기를 낸 자신을 책망한다.

역시 위안부 피해자인 김경순 할머니의 딸 김미숙 씨는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던 엄마에게 차마 과거를 물을 수 없었다고 했다.

세상에 하소연이라도 하면 속이 풀릴까 했지만, '위안부 신고'라는 엄마의 용기가 가족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수많은 위안부 여성 중 238명만이 용기를 내어 신고했지만, 여전히 해결된 것은 없다. 오히려 이들의 가족이 받는 고통은 더 심해졌다.

제작진은 "위안부 가족들이 겪은 아픔은 과거사가 아닌 현재 진형형"이라면서 "이들의 진짜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그들이 어떤 아픔을 지금까지 겪어 왔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우 홍은희가 프로그램 내레이션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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