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맞아 여성 독립운동가 재조명한 특별전 개막
여야 대표 등 100여명 참석…오희옥 지사 "대한민국 만세" 외쳐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여성 독립운동가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열렸다.
여성가족부와 광복7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독립을 향한 여성 영웅들의 행진' 특별전시회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오는 23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대일항전 무장투쟁과 독립운동가의 어머니나 가족으로서의 역할 등을 구체적인 사료로 보여줌으로써 상대적으로 소외된 이들의 역할이 우리 역사에서 갖는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회에선 대한민국 애국부인회 등을 통해 독립운동을 독려한 김마리아, '죽어서도 독립만세를 부르리라'고 외치며 송죽비밀결사대를 조직한 김경희 지사,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지 말라'고 한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나의 아들이 되기보다 나라의 아들이 되어라'라고 한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독립전쟁에 직접 참전한 오광심, 지복영, 박차정 지사, 중국 항일 대전에 참전하고자 여성 비행사가 된 권기옥 지사 등의 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개막식 행사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정계와 여성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또한 정부로부터 서훈을 받은 여성독립운동가 248명 중 생존해있는 4명 중 오희옥(89) 지사와 지복영 지사의 아들인 이준식 씨, 권기옥 지사의 아들인 권현 씨 등 후손들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오 지사는 1939년 당시 14살의 나이로 중국 유주에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 일본군 정보 수집과 한국인 사병 탈출을 도왔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김무성 대표는 축사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의 한 축을 담당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되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돼 뜻깊다"면서 "이분들의 눈부신 활약에도 많은사람들이 조국 독립의 일등 공신을 기억하지 못해 안타깝다. 여성 독립운동가의 노고와 헌신을 기억하고, 숨어있는 여성 독립운동가가 더 많이 발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표는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의 특별한 광복절을 맞아 올해를 독립운동 기억의 원년으로 삼자"고 제안한 뒤 "우리는 친일의 역사를 청산하지 못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잊고 산 것을 반성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진실을 기록하고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 또 독립을 향한 여성 영웅들의 행진을 찾아내고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1919년 2월 여성 독립운동가 8인이 직접 쓴 '대한독립여자선언서'가 전시됐다.
'대한의 신성민족 독립을 향해 행진할 것'을 촉구하는 이 선언서는 대한여성이 대한독립 의지를 세계에 알린 최초의 독립선언서이자 3·1 만세운동의 기폭제가 된 사료다.
전시된 자료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가 아버지의 유품에서 발견해 기증한 뒤 그간 독립기념관에 보관됐다.
다른 선언서가 국한문 혼용체로 쓰인 것과 달리 이 선언서는 1천335자 모두 순 한글로 작성됐다.
여성독립운동가 4인 생존자가 직접 손도장을 찍은 '다시 보는 대한독립여자선언서'도 전시됐다.
개막식에서 김희정 여가부 장관으로부터 '다시 보는 대한독립여자선언서' 축소판을 전달받은 오 지사는 "감개무량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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