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중국·러시아, 내 이메일 훔쳐봤을 것"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잇따르는 중국발 해킹 논란 등과 관련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자신의 이메일도 훔쳐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CBS 이브닝 뉴스에 출연한 케리 장관은 인터뷰 도중 중국이나 러시아가 그의 이메일을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매우 그럴 것"이라며 "가능성 없는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매우 있음 직한 일이고, 나는 그것을 의식하면서 메일을 쓴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디지털 스파이 행위와 해킹은 미국 정부의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하는 데 중국과 협력하기로 합의했으며, 다음 달 시진핑 주석의 방미 때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의 이런 발언은 최근 몇 개월 동안 미국 정부 기관에 대한 외부의 해킹 공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전날 NBC 방송은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중국 해커들이 오바마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개인 이메일 계정에 침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연방인사관리처(OPM) 전산망이 지난 4월 발생한 해킹으로 최대 2천51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미국은 중국 해커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국가정보국 국장이 "중국이 최우선 용의자"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등 국방부 참모들의 기밀 이메일에 접근을 시도한 공격의 배후로는 러시아를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해 미국 기업 6곳에 해킹 공격을 한 혐의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장교 5명을 기소하는 등 산업 스파이 행위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중국인들을 체포하거나 기소했으며, 북한에 대해서도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 사건의 배후로 지목해 추가 제재를 한 바 있다.
하지만 OPM 해킹 사건에 대해서는 중국에 공개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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