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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말라리아 남북공동 방역사업 2차 물자가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해 북으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말라리아 방역물품 北 지원 중단…접경지 환자 증가
상반기 경기지역 환자수 배증…올해도 사실상 지원무산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북한에 대한 말라리아 방역물품 지원이 중단돼 경기, 인천, 강원 등 접경지역에서 말라리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12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월 경기지역 말라리아 환자 수는 15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82명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경기지역 말라리아 환자는 2011년 1∼6월 142명에서 2012년 같은 기간 76명으로 줄었다가 2013년 81명, 2014년 82명, 2015년 153명으로 증가 추세다.
휴전선과 접한 인천·강원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천은 지난해 1∼6월 29명에서 올해 40명으로, 강원은 지난해 3명에서 올해 10명으로 환자 수가 증가했다.
국내에서 말라리아는 1970∼1980년대 소멸했다가 1993년 파주지역 군인 1명에게 발병한 뒤 매년 발현하고 있다.
3군 전염병으로 분류되며 휴전선 인근에 서식하는 매개 모기에 의해 주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말라리아 환자 수가 이처럼 증가한 것은 북한에 말라리아 방역물품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경기도의 판단이다.
경기도는 북쪽에서 남하하는 매개 모기를 막기 위해 2008년부터 말라리아 방역 물품을 지원하는 등 남북 말라리아 공동 방역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2007년 1천7명으로 고점을 기록한 경기지역 말라리아 환자 수는 2008년 490명으로 급감하기도 했다.
이처럼 남북 관계 상황에 따라 물품 지원과 중단이 반복되면서 환자 수도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로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에도 불구하고 같은해와 이듬해 인도적인 지원 차원에서 방역 물품 지원, 말라리아 환자 수를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2012년부터 남북 경색으로 다시 물품 지원이 중단됐다. 지난해에는 방역 물품 지원을 재개하기로 북측과 합의했으나 인천 아시안 게임 북측 응원단 문제로 무산됐다.
올해는 인천시와 강원도 등 휴전선과 접한 3개 광역단체가 공동으로 말라리아 방역물품을 지원하기로 합의하고 북측도 동의했으나 아직 추진되지 않고 있다.
말라리아 방역물품은 매개 모기 유충이 활동하는 5∼6월 지원해야 효과를 거두지만 이미 8월에 들어서 사실상 올해 지원도 무산됐다는 평가다.
국내 말라리아는 주로 중국얼룩날개모기의 암컷에 의해 전염되는 삼일열 말라리아로 고열, 오한, 식은땀, 무기력증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3일 간격으로 나타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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