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0일 아프간 카불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 하는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EPA=연합뉴스) |
아프간 대통령, 잇단 탈레반 테러에 파키스탄 비난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최근 잇따른 탈레반 세력의 테러와 관련해 파키스탄 정부에 불만을 쏟아 냈다.
아프간 탈레반의 근거지가 파키스탄에 자리잡고 있는데도 파키스탄 정부가 이들을 소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1일 파지와크아프간뉴스(PAN) 등에 따르면 가니 대통령은 전날 카불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키스탄 당국의 탈레반 비호 의혹을 제기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가니 대통령은 "최근 며칠 사이 벌어진 일은 우리 국민을 살해하는 폭탄 제조공장과 자살 폭탄 대원 훈련캠프가 과거와 마찬가지로 파키스탄 내에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프간은 평화를 바라지만 파키스탄 영토에서 계속 '전쟁 메시지'가 날아온다며 외부세력에 의한 전쟁에 국민이 피 흘리는 것을 더는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9일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통화했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공개했다.
아프간 정부는 오랫동안 파키스탄 정부가 탈레반 지도부를 비호하고 있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해왔다.
실제로 지난달 말 탈레반 전 최고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가 이미 2년전 사망한 사실이 확인된 뒤 물라 아크타르 무하마드 만수르를 새 지도자로 뽑은 탈레반 지도위원회(슈라)도 파키스탄 퀘타에서 열렸다고 탈레반은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취임한 가니 대통령은 그동안 파키스탄 정부를 비난하기보다 파키스탄 정부와 협력해 탈레반을 평화협상에 나오게 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달 초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대표단의 첫 평화회담이 파키스탄에서 열린 것은 가니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만수르 체제의 탈레반은 6일 8명의 사망자를 낸 아프간 동부 로가르 주 경찰 기동대 청사 폭탄 테러를 시작으로 연일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다.
7일 하루에만 수도 카불에서 경찰학교와 나토군 기지 등 3곳에서 잇단 자살 폭탄 테러로 50여 명이 사망했으며 10일에는 카불 공항 입구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폭테러로 5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한편, 파키스탄 정부는 가니 대통령의 발언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외교부 명의의 성명에서 "아프간에서 벌어진 공격을 가장 강한 어조로 비난한다"며 "파키스탄도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은 경험이 있는 만큼 아프간 형제 국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