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화 이끄는 철도관사 빠져…코레일 자체 정비도 '백년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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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천=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1980년대 충북 제천시 영천동 일원에 지어진 코레일 충북본부의 철도관사. 시설 노후화로 빈집이 된 일부 관사가 곳곳이 무너진 채 도심 속 흉물로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DB>> |
'주범' 철도관사 제외…변죽만 울리는 제천 영서동 재정비
제천시, 26억원 들여 영서동 낙후지역 '새뜰마을사업' 추진
슬럼화 이끄는 철도관사 빠져…코레일 자체 정비도 '백년하청'
(제천=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 제천시가 제천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꼽히는 영서동 일대 재정비에 나선다.
하지만 이 지역 슬럼화의 주범인 철도관사를 사업구역에서 제외, '반쪽 정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제천시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국토교통부가 공동 주관하는 '새뜰마을사업' 공모에 선정돼 영서동 10통 일원의 환경 재정비가 추진된다.
새뜰마을사업은 농어촌 낙후 마을, 도시 달동네, 쪽방촌 등 기본적 생활 여건을 갖추지 못한 곳에 생활 인프라를 확충해주는 사업이다.
제천시는 공모 선정으로 지원받는 국비 20억원에 도·시비 등 6억원을 보태 오는 2018년까지 영서동 일대 낡은 주택·경관 정비에 착수한다.
우선 시는 이곳의 노후주택 5채와 빈집 2채, 슬레이트 지붕 5채를 철거하고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주택 9채는 수리할 계획이다.
이 일대 불량도로(230m)와 담장(200m) 정비, 옹벽(80m) 사면 보강, 안심 골목(90m) 조성도 이뤄진다.
취약계층의 주거 및 생활안정화를 위한 공동 홈과 일자리 찾기를 돕는 커뮤니티센터도 조성된다.
이렇게 되면 제천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으로 꼽혀온 영서동 일대가 새롭게 단장돼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은 지 30년이 넘어 노후화가 심각한 철도관사는 사업구역에서 제외됐다.
1980년대 영서동 일원 1천296㎡ 부지에 단독주택 40개 동으로 지어진 철도관사는 시설 노후화로 현재 28개 동만 겨우 사용되고 있다.
이마저도 임시 거처로 사용되고 있을 뿐 언제 빈집으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인데다 입주자를 구하지 못한 나머지 관사들은 관리가 전혀 안 된 채 방치돼 영서동 슬럼화를 가속하는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애초 제천시도 이런 점을 고려해 철도관사 지역을 사업구역에 포함했다.
하지만 새뜰마을사업 심사 과정에서 이 지역은 소유자인 코레일의 자체 정비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결론나면서 최종 사업구역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천시 관계자는 "철도관사 지역이 사업구역에서는 제외됐지만 코레일 측과 업무협약을 맺어 각각의 정비사업을 병행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코레일의 철도관사 정비 계획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코레일은 지난 4월 24일부터 7월 12일까지 제천 철도관사 지역의 매각을 통한 개발사업자 공모를 했다.
그러나 공모에 응한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민자 유치 계획이 무산되자 코레일 측은 대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
코레일 관계자는 "민간사업자 재공모에 나설지 아니면 또 다른 대안을 마련할지 아직 정해진 방침은 없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제천시의 새뜰마을사업이 본격화되더라도 코레일의 철도관사 정비가 병행되지 않는 이상 영서동 일대 슬럼화 문제 해결은 미봉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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