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하자 공안요원 즉각 달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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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3일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릴 예정인 톈안먼과 톈안먼 광장의 모습. (베이징=연합뉴스) |
[단독]열병식앞 中톈안먼 광장 가보니…벌써 경비삼엄·반쯤 봉쇄
9월3일 열병식 20여일 앞두고 곳곳서 안전검사·관람객은 일방통행
메모하자 공안요원 즉각 달려와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9월3일)을 20여일 앞둔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는 벌써부터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곳곳에 경비초소와 안전검사대가 설치됐고, 관람객에 대한 일방통행식 출입이 이뤄지는 등 광장은 이미 절반쯤 봉쇄된 상황이다.
10일 오후 연합뉴스 취재 결과, 광장 스피커에서는 "현재 광장은 공사 중입니다…일방통행이 시행되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이 계속 흘러나왔다.
일반 관람객은 서쪽 통로에서 광장에 들어간 뒤 동쪽 통로로만 나갈 수 있다.
광장 동쪽 통로에서 인민대회당, 톈안먼으로 이어지는 길에도 '일방통행', '우회' 등의 안내 표지판이 늘어서 있다.
고궁박물관의 주출입구인 톈안먼은 접근이 완전히 차단돼 관람객은 다른 문으로 우회해서 출입해야한다.
톈안먼은 중국 지도부와 외국 정상, 국제기구 대표 등이 열병식을 참관하는 장소로, 별도의 내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장 주변 곳곳에는 무장경력, 안전요원, 무장경찰 차량 등이 배치돼 있다. 사복 요원들까지 포함하면 상당수 인력이 광장경비에 동원됐을 것으로 짐작됐다.
중국은 이미 '하늘길'에 대해서도 '철통경비'를 예고한 상황이다.
열병식 당일 오전 주변지역 항공기 이착륙을 일시 금지했고, 이달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헬리콥터와 활공기, 패러글라이더, 열기구 등을 띄우는 것도 불허키로 했다.
탄저균 테러 등에 대비한 우편물 안전검사도 실시된다.
중국이 이처럼 일찌감치 열병식 경계수위를 끌어올린 것은 근년 들어 중국 곳곳에서 테러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 것과 관련이 적지 않았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2013년 10월에는 톈안먼에서 위구르족 일가족에 의한 차량돌진테러가 발생해 5명(용의자 3명 포함)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이날 마주친 안전요원들도 상당히 신경이 곤두서 있는 듯 보였다.
기자가 안전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현장 분위기를 메모하기 위해 연필과 종이를 꺼내 들자 공안 두 명이 달려와 "뭘 하고 있는 거냐",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잇따라 물었다.
이들은 "메모하고 있다"는 기자의 답변에 본래 위치로 돌아갔지만, 의심스러운 눈초리까지 거두지는 않았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을 위해 톈안먼과 광장 곳곳에서 각종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작업장 주변에 가림막이 설치돼 작업 규모나 내용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광장 북쪽에 대형 화단이 조성돼 있고, 톈안먼 건너편에 대형 전광판 두 대가 설치되고 있는 모습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톈안먼과 광장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창안제(長安街)에서는 가로등을 화려한 장식등으로 바꾸는 작업도 추진되고 있다고 중국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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