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기 40일만에 공장 재가동…재기 의욕 '충만'
경영난으로 지난달 1일 가동 중단…복귀 근로자들 "일할 수 있어 행복"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쉬는 동안 회사 생각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다시 동료들을 보게 돼 반갑기만 합니다"
충북의 대표적 향토기업인 한국도자기가 10일 청주공장 운영을 재개했다.
경영난에 몰려 창립 72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1일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지 무려 40일 만이다.
근로자들의 발길이 끊겨 적막했던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 한국도자기 제1공장 정문에는 이날 오전 7시 40분부터 출근하는 120여명의 직원들로 활기가 넘쳤다.
7대의 통근버스에서 내린 직원들은 오랜만에 만난 동료에게 안부를 물으며 밝은 표정으로 회사에 들어섰다.
교통을 정리하는 경비원들의 호루라기 소리가 여기저기서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경비원 안승복(63)씨는 "오랜만에 직원들이 출근하면서 공장 운영이 재가동돼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됐던 시기에 경조사를 치른 직원들은 동료에게 줄 답례 떡을 돌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근무복으로 갈아입은 직원들은 그동안 가동되지 못했던 기계를 점검하고, 주변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느라 정신없이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또 도자기 위에 덮였던 비닐을 모두 벗겨 내고, 공장 내부 이곳저곳을 물로 깨끗이 닦아내기도 했다.
도자기를 굽기 위한 가마는 지난 8일부터 이미 뜨겁게 달궈져 1천150도에 달하는 뜨거운 열기를 공장 안에 내뿜고 있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땀으로 범벅이 됐지만, 그동안 일하지 못해 좀이 쑤셨던 근로자들은 가마를 마주하게 된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해 보였다.
이곳에서 25년을 일했다는 김순자(여·55)씨는 "쉬는 동안 회사동료들 생각이 많이 났다. 오늘 공장 가동이 재개되면서 다시 만나게 돼 너무 반가웠다"며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다시 출근한 이 순간이 참으로 행복하다"고 웃어 보였다.
한국도자기는 청주에 있는 공장 3곳에서 한 달 동안 도자기 30만 개씩을 생산해 낼 예정이다.
공웅식 경영지원부장은 "청주공장에서 생산되는 도자기들은 주로 혼수품과 수출물품"이라며 "해외시장 공략 강화와 디자인 강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43년 청주에 공장을 설립, 충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던 한국도자기는 경영난으로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 '고용 유지 조치 계획서'를 내고 현장직원 400명을 한 달간 휴직시키는 조건으로 지난달 1일 공장 운영을 중단, 도민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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