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시장 "평화헌법 흔들릴까 불안확산"…아베 면전서 경고(종합2보)

편집부 / 2015-08-09 21:39:13
피폭 70년 희생자 위령식서 지적…"안보법안 신중한 심의를"
아베, 히로시마서 생략한 '비핵 3원칙 준수' 언급…일부 참석자 야유
△ 평화선언하는 다우에 나가사키 시장(AFP.연합뉴스)

나가사키시장 "평화헌법 흔들릴까 불안확산"…아베 면전서 경고(종합2보)

피폭 70년 희생자 위령식서 지적…"안보법안 신중한 심의를"

아베, 히로시마서 생략한 '비핵 3원칙 준수' 언급…일부 참석자 야유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일본 나가사키(長崎) 원자폭탄 투하 70주기인 9일 나가사키 시장이 "일본 헌법의 평화이념이 지금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과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현장에 자리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다우에 도미히사(田上富久) 나가사키 시장이 나가사키 시 평화공원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식에서 읽은 '평화선언'에서 집단 자위권 법안(안보 관련 11개 법률 제·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말하자 청중들에게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다우에 시장은 그러면서 "이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혜를 결집시켜 신중하고 진지한 (법안) 심의를 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주문했다.

그는 또 "나가사키에도 일본에도,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평화의 이념은 영원히 변해서는 안 될 원점"이라고 강조했다.

위령식 현장에는 아베 총리가 있었다. 위헌 논란 속에 집단 자위권 법제화를 추진하며 '전쟁을 할 수 있는 일본'을 추구하는 아베 총리에게 피폭지역의 자치단체장이 '면전에서'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2007년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시장이 된 뒤 올해 3선에 성공한 다우에는 나가사키 시청에서 27년간 일하다 시 통계과장에서 시장으로 도약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작년 8월 9일 위령식 평화선언에서도 같은 해 7월 아베 내각이 집단 자위권 용인을 결정한 데 대해 "피폭자들이 자신의 체험을 얘기하며 전하고 이어 온 평화의 원점이 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과 우려가 (정부의) 급한 논의 속에서 생기고 있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와 함께 피폭자 대표인 다니구치 스미테루(86·谷口稜曄) 씨는 '평화를 위한 맹세'에서 "전쟁으로 연결되는 안보 법안은 핵무기 폐지의 운동과 생각을 근저로부터 뒤집는다. 용납할 수 없다"며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베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비핵 3원칙(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을 견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핵군축 노력을 주도할 결의를 새롭게 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인사말을 할 때 일부 참석자들이 큰 소리로 야유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히로시마(廣島) 피폭 70주년 위령식에서 역대 총리가 19년간 같은 행사 때 거론해온 비핵 3원칙을 언급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참석자들은 1945년 8월 9일 미군의 원자폭탄이 나가사키에서 터진 시각인 오전 11시 2분에 맞춰 묵념했다.

피폭자와 유족 등 6천 700여명이 참석한 위령식에는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 등 세계 75개국 외교사절과 김원수 유엔 군축 고위대표, 로즈 고테묄러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담당 차관 등도 자리했다. 2011년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로 피해를 본 후쿠시마(福島)현 미나미소마(南相馬) 시의 초등학생들도 참석했다.

1945년 12월까지 나가사키에서 원폭에 의한 사망자는 약 7만 4천 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만 명 정도가 한반도 출신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베 총리는 위령식이 끝난 뒤 5개 피폭자 단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집단 자위권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요망서를 건네받았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안에 대해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국민의 생명과 평화로운 생활을 지키는데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1일로 예정된 규슈(九州) 전력 센다이(川內) 원전 1호기의 재가동에 대해 "원전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안전성을 최우선시하게 할 것"이라며 "국민의 이해를 한층 더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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