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승전기념식 '고차원 외교게임'…朴대통령 참석할까

편집부 / 2015-08-09 17:37:12
美中 패권경쟁·日 '아베담화 및 총리 방중'·北 김정은 참석 등 변수될듯
정부 "정해진 것 없어"…아베담화 이후 상황까지 주시할듯


中승전기념식 '고차원 외교게임'…朴대통령 참석할까

美中 패권경쟁·日 '아베담화 및 총리 방중'·北 김정은 참석 등 변수될듯

정부 "정해진 것 없어"…아베담화 이후 상황까지 주시할듯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다음 달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즘(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기념행사가 외교 무대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관련국 정상들의 참석 여부에 따라 외교적 파장을 낳을 수 있는 복잡한 외교적 함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측은 이번 행사에 이미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을 공식 초청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한 초청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아베 총리의 기념행사 계기 중국 방문 추진설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 등 서방국 정상들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9일 현재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불과 25일 앞으로 다가온 중국 측 기념행사에 우리 정부가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이번 행사가 외교적으로 복잡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연극으로 치면 연극 제목은 나왔는데 내용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측이) 열병식을 어떻게 할지, 열병식에 어떤 군대가 지나갈지, 그외 어떤 구체적인 행사가 있을지 아직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우선 아베 일본 총리의 참석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열병식을 제외한 나머지 기념행사 계기 방중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아베 총리의 외교책사로 불리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의 방중 당시 중국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을 것 등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하기도 했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아베 총리의 9월 방중 문제와 관련해 "전혀 들어본 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도 있었지만 아베 총리의 방중은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아베 총리가 방중하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으면 우리 정부가 외교적 부담을 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베 총리가 방중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일 정상회담까지 하게 되면 우리 정부의 '외교적 고립'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아베 총리는 중국과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의 요구는 외면한 채 '마이 웨이' 행보를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4월 반둥회의에서도 박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일 정상이 손을 잡는 모습이 연출돼 우리 정부가 동북아의 급박한 움직임에 순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었다.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데도 부담이 없지 않다.

아베 총리가 오는 14일로 예정된 종전 70주년 이른바 아베 담화에서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분명히 계승하겠다고 밝히면 박 대통령이 중국에서 아베 총리와 마주치게 돼도 상대적으로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박 대통령은 상당히 껄끄러운 상황에서 아베 총리와 대면해야 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우리 정부로서는 중국이 미국과 사실상 패권경쟁에 나선 상황에서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배려도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측에도 참석을 요청했지만 서방국가들 가운데 참석의사를 표시한 나라는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항일승전 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말 것을 미국 측이 외교 경로로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이 같은 복잡한 외교적 신경전속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우리 정부는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참석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그동안 악화일로를 걸어온 북중 관계를 감안할 때 김 제1위원장의 참석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북측도 현재까지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측은 지난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하다 막판 불참을 결정한 전례가 있다.

다만, 최근 북중의 여러 움직임이 관계개선을 위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 제1위원장의 참석 여부 역시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중국 항일승전 기념행사 참석 여부는 남북 정상이 만나는 상황까지를 염두에 둔 고심 끝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박 대통령의 중국 항일승전 기념행사 참석 여부를 아베 총리의 오는 14일 아베 담화와 중국 방문 여부,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중 여부 등 최대한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지난 5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는 새누리당 윤상현(정무특보) 의원을 대통령 특사로 파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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