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교체 후 더 거세진 탈레반…멀어지는 아프간 평화

편집부 / 2015-08-09 22:32:19
△ 8일 아프간 카불에서 전날 트럭 폭탄 테러로 부서진 집에서 한 소년이 잔해를 뒤지고 있다.(AP=연합뉴스)

지도자 교체 후 더 거세진 탈레반…멀어지는 아프간 평화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14년째 내전 중인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가 이미 2013년 사망한 사실이 확인된 이후, 후계 다툼에서 생긴 알력이 테러로 이어지면서 아프간의 평화정착 기대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수도 카불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하루에만 경찰학교와 나토군 기지 등을 겨냥한 3건의 폭탄 테러로 최소 51명이 사망했으며 8일에도 북부 쿤두즈에서 자폭 테러로 20여명이 숨졌다.

특히 7일 카불 테러는 지난해 말 미군 등 나토군이 아프간전 종료를 선언하고 훈련 및 대테러 지원 인력 1만 3천여 명만 남긴 채 철수한 이후 하루에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난 것이다.

취임 때부터 평화 협상을 강조해 지난달 탈레반과 첫 공식 회담을 성사시킨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카불 테러 직후 "우리는 여전히 평화를 추구한다"면서도 "이번과 같은 테러 공격에는 무력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강경 진압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아프간 국방부는 9일 "아프간 전역에서 8일부터 24시간 동안 소탕작전을 펼쳐 36명의 반군을 사살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2차 아프간-탈레반 평화회담은 무기한 연기됐다.

탈레반의 거센 테러 공세는 지난 1일 새 탈레반 지도자에 취임한 물라 아크타르 무하마드 만수르가 취임 첫 성명에서 "이슬람주의 국가를 건설할 때까지 정부군 등을 상대로 성전(지하드)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예견됐다.

정부 측과 평화 회담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그가 취임 일성으로 성전을 강조한 것은 정부와 교전에 집중함으로써 조직 내부에서 자신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고 자신의 지위를 확고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부 탈레반 지휘관이 만수르가 오마르의 사망을 알고서도 2년 동안 그 사실을 숨기고 그의 명의를 빌려 조직을 운영한 것과 그의 상대적 온건·친(親) 파키스탄 성향에 불만을 품고 새 지도자를 옹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만수르에 이어 탈레반 부지도자에 선출된 이가 조직 내 가장 강경한 그룹으로 분류되는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 시라주딘 하카니라는 점도 주목할 점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니컬러스 헤이섬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 대표는 "탈레반 내부의 후계자 다툼이 잇따른 폭력 사태를 촉발했다고 본다"고 BBC 방송에 말했다.

안보 분석가인 자밀 준비시 전 카불 경찰서장은 만수르의 발표로 볼 때 더 큰 자살 폭탄 공격이 발생할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치안 당국이 정보수집과 테러 대응 역량을 키워야한다"고 말했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그레임 스미스는 "탈레반이 정치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까지 평화회담은 냉각기를 거칠 것"이라며 "아프간 정부로서는 평화협상에 나설 이가 누구인지 정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AP 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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