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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지도부의 검열 강화로 정권에 비판적인 지식인들, 특히 자유주의 성향의 학자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사진은 시 주석 집권 초기인 지난 2013년 1월 광둥성의 진보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 사옥 밖에서 진보파 인사들이 언론자유와 검열철폐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는 모습. 2015.8.7 (AP=연합뉴스DB) |
"시진핑 정권 검열 강화로 中학계 '작은 문혁' 수난"
가디언 "언론통제 1980년대 이후 최악…자유주의 학자들 쫓겨나"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지도부의 검열 강화로 정권에 비판적인 지식인들, 특히 자유주의 성향의 학자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중국 유수의 대학에서 언론학 등을 가르치며 정부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학자들이 최근 강단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학자 등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시진핑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주의 성향 학자인 차오무(45) 베이징외국어대 언론학과 부교수는 최근 1년간 강의를 맡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어디서도 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차오 교수는 평소 자신이 서구식 민주주의 체제와 인권, 언론의 자유를 주장한 데 대한 '처벌'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진핑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사상적 연구와 교육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갈수록 강해져 작은 규모의 '문화대혁명'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이전 정권에서는 웨이보에 자유주의 사상과 관련된 글을 올려도 해당 글이 삭제되는 정도가 '최악'이었지만 시진핑 지도부는 실제로 사람들을 체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서 중국 지식인들의 삶을 연구하는 역사학자 팀 치크도 시진핑 정권의 검열과 관련 "1980년대 이후 이렇게 나쁜 상황은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탄압과 통제 때문에 강단을 떠나거나 미국 등 외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학자들도 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서구권 주요 대학 두 곳의 학자들은 최근 중국 본토에서 한시적 연구직을 얻으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면서 중국 학자들이 시진핑 정권의 통제에서 떨어져 있으려는 의도가 반영됐을 가능성을 지목했다.
중국 베이징대에서 10여년 경제학을 가르치며 중국 공산당과 정부를 비판해온 샤예량 전 교수는 지난해 초 해임된 뒤 현재 미국의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있다.
대학은 부실한 강의가 해임 사유라고 밝혔으나 샤 전 교수는 '반(反) 공산당' 지식인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중국 내 어디서도 일자리를 얻을 수 없었다면서 "나는 (중국을) 떠나도록 떠밀렸다"고 성토했다.
그는 2013년 말 베이징대를 떠나며 '마지막 수업'을 통해 "시대의 조류에 역행하는 중국의 현실 상황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10∼15년 내에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가 붕괴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서북정법대에서 법학을 가르치던 천훙궈 전 교수도 2013년 당국이 인권과 사법독립, 다당제 민주주의 등을 체제도전요소로 규정한 중앙문서인 '9호 문건'을 통해 대학 내 사상통제를 강화하자 그해 말 교수직에서 물러났다.
천 전 교수는 "대학 수업에서 자유나 관용과 같은 개념을 논하지 못한다면 대체 무엇을 가르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현 정권의 통제는 특히 학자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자기 검열'을 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그 역효과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이 최근 정치교육 개선을 위해 성급(省級) 간부들에게 한 학기에 한 개의 대학 강의를 하도록 지시, 사상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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