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등 6일 오전 베이징 체류…마무리 가능성도 제기
![]() |
△ 베이다이허를 방문한 류윈산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국중앙(CC)TV 보도화면 캡처>> |
中 베이다이허 회의 개최…"원로정치 위축"(종합2보)
류윈산 베이다이허 '출현'…경제정책·인사문제·부패척결 등 협의
시진핑 등 6일 오전 베이징 체류…마무리 가능성도 제기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한승호 기자 = 중국 최고지도부와 원로들 간의 '비밀회동'으로 불리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최근 공식 개최된 사실을 중국 관영언론이 우회적으로 확인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7인의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인 류윈산(劉云山) 중앙서기처 서기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위임을 받아 5일 베이다이허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전문가들과 좌담회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당 정치국원인 자오러지(趙樂際) 당 조직부장도 참석했다.
신화통신은 "여름에 전문가들을 베이다이허로 초청해 휴가를 보내도록 하는 것은 당과 국가가 전문인재를 중시하고 그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제도적 장치"라며 "2001년부터 당중앙, 국무원이 모두 15차례에 걸쳐 800여 명의 전문가를 초청했고 올해는 54명이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베이다이허에서 전문가들을 접견한 사실을 중국 관영 매체가 보도한 것은 비밀회의가 실제로 공식 일정에 돌입했음을 알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도 전날 "베이다이허 회의가 사흘째 열리고 있다"면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은 일찌감치 도착해 며칠간 별장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해 베이다이허 회의 개최를 확인했다.
이 매체는 또 장 전 주석이 "매일 오전과 오후에 한 차례씩 수영 등을 즐기고 있다"고 전해 한때 악화설이 퍼졌던 그의 건강도 양호한 상태라는 점을 짐작하게 했다.
베이다이허는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에 있는 휴양지다.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주석이 1954년 이곳에서 첫 회의를 연 이후 매년 열려온 이 행사는 해마다 7월 말에서 8월 초 열린다는 점을 빼면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올해 회의에서는 뉴노멀(New normal·신창타이<新常態>) 성장 정책을 구현하는 제13차 경제개발계획(2016∼2020년) 방향과 국유기업 개혁, 금융시장 자유화, 증시 급락 대책 등 경제 문제들이 주요 화두가 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구성될 새 지도부를 준비하기 위한 인사 문제, 반부패 문제, 중미·중일간 외교안보 갈등 문제, 반부패 개혁 등도 주요 의제로 꼽히고 있다.
올해 회의는 예상보다 빨리 지난 5일을 기점으로 이미 마무리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 주석과 리 총리를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모두 6일 오전 베이징에서 혁명 원로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관영 언론의 공식 확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는 시 주석과 리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전국정협 주석, 류윈산 중앙서기처 서기 등 최고지도부 7명이 모두 오전 10시께 베이징 바바오산(八寶山) 혁명묘지에서 거행된 장징푸(張勁夫) 전 중앙고문위원회 상무위원 겸 국무위원의 영결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화환을 보냈지만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다.
장징푸 전 국무위원은 덩샤오핑(鄧小平)이 만든 중앙고문위에 몸담았던 유일한 생존자로 지난달 31일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현재는 이 회의가 이번 주초에 마무리됐을 가능성, 현직 지도부가 잠시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다시 참석할 가능성, 현직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은 채 계속 진행될 가능성 등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 회의가 매년 중국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아온 것은 마오쩌둥 시절부터 중국의 정치체제가 오랫동안 원로정치의 성격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마오쩌둥을 비롯해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등 중국의 최고지도자들은 현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막후에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집단지도체제가 시진핑 체제 들어서는 1인 권력 집중체제로 크게 변화했기 때문에 원로들의 영향력을 상징해온 베이다이허 회의도 과거보다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일부 베이징 관측통들은 시진핑 지도부가 '법치'(法治)를 강조하면서 원로들의 정치적 발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장치를 꺼리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베이다이허 회의는 계속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