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홍해 잇는 수에즈 운하, 146년간 '산전수전' 역사
길이 193.3㎞, 연간 1만7천여척 통과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146년의 역사를 지닌 이집트의 수에즈운하는 164km 길이로 1869년 11월17일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역사적인 개통을 했다.
이집트 정부로부터 운하 개발 특허권을 받은 프랑스인 페르디낭 마리 드 레셉이 1859년 4월25일 지중해 도시 포트사이드에서 기공식을 한 지 10년 만의 일이었다.
수에즈운하 개통으로 유럽과 아시아 간 항로는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갈 때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그러나 대운하 건설 과정에서 이집트인 수십만명이 강제노동에 동원됐고 이 중 수천명은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 영양실조와 과로, 전염병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또 막대한 예산 투입으로 재정이 파산 지경에 이른 이집트 정부는 1875년에 국가 소유의 수에즈운하회사 주식 지분을 영국에 매각, 영국의 내정 간섭 빌미를 제공했다.
1952년 이집트 자유장교단 혁명으로 집권한 가말 압델 나세르 정권은 1956년 7월 구소련과 중도 국가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수에즈운하를 전격 국유화했다.
이에 영국과 프랑스는 이스라엘과 함께 이집트를 공격하면서 제2차 중동전이 발발했다. 그러나 이집트의 저항과 미국의 개입으로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 등 3개국 군대는 철수했고 수에즈운하도 다시 이집트의 품으로 돌아갔다.
제2차 중동전으로 5개월간 폐쇄됐던 수에즈 운하는 1967년 제3차 중동전 때 다시 폐쇄됐다. 그러다가 1973년 제4차 중동전을 거쳐 1975년 6월에 통행이 재개됐다.
현재 수에즈운하청이 공식적으로 내놓는 수에즈 운하의 총길이는 193.3㎞다.
6일 72㎞ 구간의 제2운하가 개통하지만 35km 구간은 기존의 운하와 나란한 새 물길이고, 나머지 37km 구간은 새 물길 없이 운하의 깊이를 24m로 확대하고 폭도 넓혔다.
연간 통과 선박 수는 개통 당시인 1869년에 10척에 불과했지만 1976년에 1만 척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103개국의 선박 1만7천여척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했다.
이곳을 통과하는 주요 화물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식량과 원재료, 공업제품이 주종이었다. 그 이후에는 석유 수송의 비중이 높아져 현재 유럽으로 수출되는 중동산 원유 대부분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한다.
세계 해상 물동량의 약 8%가 수에즈운하를 거치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 경제의 버팀목 역할도 맡고 있다.
지난해 수에즈운하 전체 통과 수입은 연간 53억 달러이다. 수에즈운하 통행료는관광수입, 해외근로자 송금에 이어 이집트에서 3번째 외화수입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 수에즈 운하 개요
-착공: 1859년 4월25일
-개통: 1869년 11월17일
-전체길이: 193.30㎞(세계 최장의 수평해양 운하)
-폭: 280∼345m
-수심: 24m
-통항 가능 최대 적재중량: 24만t
-연간 통항 선박: 1만7천여척(2014년 기준)
-연간 통행료 수입: 53억 달러(2014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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