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복잡한 순환출자 해소될까…공정법 개정여부 촉각

편집부 / 2015-08-05 17:42:41
△ 롯데 경영권 분쟁은 '자승자박'…신격호 책임론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롯데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두 아들이 비슷한 수준의 지분을 갖고 경영활동을 하게 하면서,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주요 의사결정 권한을 거머쥐고 있다가 오늘의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11년 2월 신동빈 당시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롯데그룹은 신격호 당시 회장을 위해 '명예회장' 대신 '총괄회장'이라는 생소한 직함을 만들어냈다. 사진은 5일 오전 신격호 총괄회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2015.8.5 saba@yna.co.kr

롯데, 복잡한 순환출자 해소될까…공정법 개정여부 촉각



(세종=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면서 롯데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순환출자 문제가 재차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와 정치권이 롯데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개선 의지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관련 규제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 4월 기준으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에 있는 회사는 국내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순환출자고리 459개 가운데 90.6%인 416개를 차지하고 있다.

순환출자란 계열사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지분구조를 통해 총수일가의 경영권 장악력을 강화하는 수단이다.

지난달 말 기준 롯데의 국내 계열사 숫자는 81개에 불과하면서도 삼성그룹(10개)이나 현대차그룹(6개)보다 훨씬 많은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분 0.05%만 갖고서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덕분이다.

2013년 여야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공정거래법을 개정했다.

당시 롯데는 9만7천658개에 이르던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었는데, 10여 차례의 지분정리를 통해 고리 수를 확 줄였다.

그러나 여전히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총수일가는 지분율이 높은 12개 핵심 계열사를 통해 전체 계열사들의 주주총회 특별결의 의결정족수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정도로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유지하고 있다.

공정법 개정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순환출자구조 개선 논의는 롯데의 경영권 분쟁을 기점으로 다시금 이슈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6일 오후 당정협의를 통해 롯데그룹을 포함한 재벌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기업들이 순환출자 고리를 얼마나 해소했는지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또 "필요하다면 기존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도록 법을 재개정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될 것"이고 언급했다.

순환출자 금지를 규정한 공정거래법이 개정된 지 2년이 지난 만큼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공정거래법 개정에 대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전날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 공약을 되살려 당장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신규 순환출자뿐만 아니라 기존 순환출자도 금지하는 내용으로2012년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한 바 있지만 아직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이날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은 나아가 해외법인까지 순환출자규제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는 이른바 '롯데 해외법인법'을 발의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 롯데 등 재벌그룹들이 당국의 감시를 피해 규제 밖에 있는 해외계열사를 이용, 순환출자고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대기업 규제 주무부처인 공정위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우선 지난달 말 롯데 측에 요청한 해외계열사 소유구조 자료를 받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내일 당정협의에 참석, 롯데 등 재벌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현안과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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