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핵타결 뒤 SNS에 잇단 강경 반미 메시지, 왜?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핵협상 타결 뒤 소셜네트워크(SNS)에 강경한 반미 메시지를 잇달아 게시하고 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베트남전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패배'를 상기했다.
그는 "1975년 수치스런 패배로 베트남을 떠날 때까지 미국은 가식적인 힘으로 민간인을 죽이고 농토를 파괴했다. 전세계는 미국의 패배를 알고 있다"는 글과 함께 전쟁 당시 비참한 모습의 베트남인 일가족 사진을 올렸다.
이날은 미국이 베트남 내전에 참전한 날이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난달 25일에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상되는 남성이 권총으로 자살하는 모습의 실루엣이 담긴 그림을 올려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 그림엔 "우리는 전쟁을 환영하지 않고 또 우리가 전쟁을 시작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전쟁의 패배자는 공격적이고 범죄적인 미국이 될 것이다"는 메시지가 포함됐다.
이란 정책의 최종 결정권을 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이런 '언론 플레이'는 핵협상 타결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이란 대통령 등 정부의 움직임과는 대조된다.
이를 놓고 핵협상에 부정적인 이란 내 강경 보수파와 미국 공화당 등 반이란 세력을 의식한 '균형잡기' 행보라는 해석이 일단 우세하긴 하다.
그렇지만 지난달 14일 협상 타결 뒤 미국 정가의 흐름이 예상외로 강경하게 흘러가면서 핵협상을 지원하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입장이 서서히 바뀌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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