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코트디부아르 현 정권 범죄도 당장 조사해야"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로랑 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전 대통령을 기소·구금하고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현 정권 주요인사들에 대한 조사도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4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지난 2010년 코트디부아르 대선 후 유혈사태 시 알라산 와타라 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사들도 폭력을 행사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2011년 이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의 파투 벤수다 수석검사는 대선에서 패배하고도 정권이양을 거부한 그바그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에 의해 저질러진 광범위한 폭력사태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검사는 그러나 3천 명 이상이 사망한 당시 유혈사태의 책임을 그바그보와 그의 지지자들에게만 돌리며 이들을 기소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그바그보는 현재 헤이그에 구금돼 인도주의 범죄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바그보는 상설 전범재판소에 기소된 첫 번째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HRW의 국제사법프로그램 책임자인 엘리자베스 에번슨은 "분쟁 시 와타라 지지자들이 저지른 폭력에 대해 지금 당장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라며 "ICC에 의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는 그바그보 지지자들에 대한 조사만 진행돼 ICC에 대한 코트디부아르 내 여론이 양극화됐다"라고 밝혔다.
에번슨은 그러면서 '사법정의의 실현'이라는 제하의 이번 보고서에서 '조사대상자의 범위를 넓히지 않으면 많은 코트디부아르 국민이 부당하게 배제됐다고 느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ICC가 접근 가능하고 의미 있는 적법 기관으로 인정받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ICC는 코트디부아르를 떠나 난민생활을 하는 친(親) 그바그보 주민들을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HRW는 또 감비아 출신의 벤수다 검사가 애초 양측에 의해 자행된 범죄를 모두 조사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후 한정된 여건으로 한 발짝 물러났다고 주장했다.
2002년 설립된 ICC는 지금까지 모두 아프리카 대륙 8개 국가에서 저질러진 범죄에 대한 재판을 열어 아프리카 지도자들만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비난과 함께 승자 편에서 정의를 실현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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