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피해 원주민 스포츠스타에 호주 '지지 물결'
은퇴설 호주풋볼 스타 구스 훈련 복귀…주말 출전할 듯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팬들을 비롯한 호주 각계각층의 전폭적인 지지가 2년가량 이어진 인종차별성 야유에 은퇴까지 고려하던 원주민 스포츠 스타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은 4일 자국 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 중 하나인 호주풋볼리그(AFL) 시드니 스완스 소속 애덤 구스(35)가 이날 팀 훈련에 복귀했다며 이번 주말경기 출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최우수 선수로 두 차례 뽑히는 등 원주민 출신으로는 AFL 사상 최고 스타로 꼽히는 구스는 공을 잡을 때마다 터져 나오는 상대 응원단의 야유에 견디다 못해 지난 1일 열린 경기 출전을 돌연 포기했다. 이어 그의 은퇴설까지 나돌았다.
원주민 차별을 거침없이 비판해온 구스는 2개월 전에는 득점 뒤 원주민 전승(戰勝)춤을 춘 뒤로 전례없이 격한 야유를 받는 등 시간이 흘러도 그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구스의 결장 소식이 알려진 뒤 분위기가 반전, 그를 지지하는 목소리는 스포츠계를 넘어 토니 애벗 총리를 비롯한 정계 등 사회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했다.
시드니를 대표하는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지난 주말 4면짜리 특집판을 만들어 독자들을 향해 구스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자신이 결장한 지난 주말 시드니 홈경기장 분위기는 구스의 마음을 완전히 돌려놓았다.
이번 시즌 최다인 4만명 가까운 팬들은 구스의 등번호가 37번임을 고려, 3쿼터 7분에 1분동안 기립박수로 지지의 뜻을 표시하는 등 구스에 대한 열광적인 지지 분위기를 만들었다.
스완스 팀 관계자는 ABC 방송에 "구스가 가족과 함께 시드니를 벗어나 있었던 만큼 경기 중계도 외면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후반부 3개 쿼터를 시청했다"며 "그 경기에서 자신이 받은 지지에 (결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꺾였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경기가 시드니 홈경기였고 이번 주말경기는 원정경기인 만큼 상대 응원단의 반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몇몇 강경 보수 성향 언론인은 구스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상대팀 질롱 캐츠 구단은 구스에 대한 점잖은 대우를 자신의 팬들에게 요구하는 등 혹시나 야유가 사라지지 않을 것을 우려하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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