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2천명이 IS 손아귀에"…야지디족 학살 1주년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꼭 1년 전인 지난해 8월3일. 이라크 북부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국경지대 신자르산을 급습해 순식간에 포위했다.
이곳은 이라크 소수민족인 야지디족이 대대로 모여살던 터전이다.
외진 산악지역에서 조용히 살던 터라 끊임없는 이어진 이라크의 내전이나 무력충돌에도 별다른 영향을 입지 않았던 이 무명의 소수민족의 비극이 전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간신히 IS의 공격에서 빠져나온 무라드 알루는 미국의소리(VOA)에 "아침 10시쯤 총소리를 듣는 순간 IS의 학살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았다"며 "임신부까지 IS에 살해되는 것을 봤다"고 울먹였다.
야지디족은 이제 IS의 잔인성과 패륜적인 행태의 대명사가 됐다.
IS는 야지디족을 산속에 고립시킨 뒤 개종을 강요했다. 이를 거부하는 남성은 학살했고, 여성은 납치해 조직원의 성노예로 삼거나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로 옮겨 인신매매를 자행했다.
포위가 길어지면서 물과 식량이 떨어져 굶어죽는 부족민도 생겨났다.
'야지디족 학살'은 미국이 IS를 공습하기로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피해규모는 아직도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는다.
이들을 보호하는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의 집계로는 2천명 정도가 당시 IS의 학살과 포위로 숨졌고, 여성 2천명이 돌아오지 못하고 아직도 IS의 손아귀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55만명 정도의 부족민 중 45만명이 IS를 피해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지역과 시리아, 터키로 흩어졌다.
이라크 아르빌에서 열린 IS의 야지디족 학살 1주년을 추모하는 집회에 참가한 이 부족여성 아와즈 칼릴은 "우리에게 일어난 일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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