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20년 내공 보여준 LA 케이콘 '엠카'…1만5천명 열광
1일 스테이플스센터서 개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스테이플스센터는 미국 최대 실내 스타디움이다.
거대한 우주선을 닮은 이 스타디움에서는 그래미와 MTV 등 유수 시상식을 비롯해 머라이어 캐리와 마돈나, 비욘세 등 세계적인 팝스타 공연이 열린다.
2009년 7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눈물로 떠나보낸 장례식도 이곳에서 치러졌다.
1일(현지시간) 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케이콘 유에스에이 2015'(KCON USA 2015) 엠카운트다운은 그 장소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을만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콘서트는 개국 20년을 맞은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Mnet) '내공'을 유감없이 드러낸 현장이기도 했다.
엠카운트다운은 엠넷의 인기 가요프로그램으로, CJ그룹이 해마다 현지에서 주최하는 한류문화축제 케이콘의 하이라이트 행사다.
CJ그룹은 케이콘 개최 4년 만에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엠카운트다운을 여는 숙원을 이뤘다.
이날 신인그룹 몬스타엑스를 필두로 13개 팀의 케이팝 스타들이 무대에 올랐다.
예상대로 아시아계 10대 소녀들이 많았지만,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 등 다양한 인종에 중장년층 관객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오후부터 오랜 대기 시간과 지난해보다 훨씬 강화한 보안검사도 감내한 이들은 날이 저물자마자 1만 5천 석을 순식간에 채웠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팀은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였다.
군 복무 중인 둘을 제외하고 9명으로 꾸려진 슈퍼주니어는 데뷔곡인 '트윈스'에 이어 '쏘리쏘리', '미스터 심플', 신곡인 '데블' 등 대표곡을 선보이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큰 인기를 끌었던 '쏘리쏘리'에서는 대다수 관객이 안무를 똑같이 흉내 내며 즐거워했다.
관록이 쌓인 이들은 쉽지 않은 영어 진행도 농담을 버무려 자연스럽게 넘겼다.
유일한 걸그룹 씨스타의 무대도 LA의 밤을 뜨겁게 달구는데 일조했다..
소유와 보람, 다솜, 효린 등 4명은 무대에서 올라오자마자 폭발적인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 매너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먼저 '쉐이크잇'으로 흥을 낸 이들은 '터치 마이 바디'와 '리드 미', '러빙 유', '마 보이'을 숨 가쁘게 소화하며 무대를 축제 분위기로 바꾸엇다.
씨스타도 슈퍼주니어 무대와 같이 안무를 흉내 내고 가사를 따라부르는 관객들로 넘쳐났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남성 7인조 아이돌 몬스타엑스는 절도 있으면서도 화려한 춤으로 막내답게 분위기를 띄우는 데 주력했다.
이어 꾸러기 패션으로 등장한 '갓세븐'은 귀여움과 힘이 공존하는 무대로 특히 여성 관람객들을 자지러지게 했다.
단정한 정장에 통기타를 매고 등장한 로이킴의 무대는 잠깐 스테이플스센터를 진정시키는가 싶더니 이내 풍부한 감성이 담긴 노래로 큰 호응을 끌어냈다.
이날 엠카운트다운은 스테이플스 개장 이래 최대 규모의 360°원형 무대에서 치러졌다.
케이팝 스타들은 그 덕분에 무대를 거침없이 종횡하며 관객들 호응을 유도했고, 거대한 역피라미드 조형물과 현란한 조명은 현장을 더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엠넷의 제작 역량에 그래미 등 유수 시상식 공연 세팅을 맡았던 현지 전문가들의 동참이 작은 사고도 없었던 콘서트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시간이 넘도록 고성을 지르던 여성들은 '이제 마지막 무대'라는 슈퍼주니어의 안내에 울상을 짓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산다는 22살 미국인 청년 헌터 존은 어머니 도나와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이 끝난 직후 만난 존은 "5년 전부터 케이팝 팬이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왔다"라면서 "에너지가 넘치는 케이팝 공연이 정말 마음에 들고 그중 최고는 씨스타"라고 말했다.
어머니 도나는 "집에서 매일 저 소리를 듣는데 지쳤다"라고 아들을 타박하면서도 "나는 슈퍼주니어가 제일 좋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각각 방미 중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일행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도 함께 공연을 즐겼다.
엠카운트다운은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신화와 블락비, AOA, 레드벨벳, 자이언티앤크쉬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LA 공연은 13일 엠넷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일주일 뒤인 8일에는 소녀시대와 틴탑, 빅스, AOA가 뉴욕에서 같은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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