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대학밴드부, 유대인 학살 비하 노래로 물의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화려한 공연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대학 밴드부(마칭밴드)가 나치에 학살당한 유대인을 조롱하는 노래를 만든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립대(OSU) 마칭밴드의 패러디곡 모음집에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사용된 소각로와 학살을 위해 유대인을 수송했던 기차를 언급한 노래가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WSJ가 밴드 구성원들 사이에서만 공유돼온 2012년판 패러디곡 모음집을 분석한 결과 '굿바이 크레이머'라는 곡은 '다락에 숨은 유대인을 찾는 나치 군인'과 '가축용 열차에 태워져 끌려가는 유대인'을 언급했다.
게다가 "(오븐에) 굽는 것은 끝나지 않고 계속, 계속, 또 계속된다"며 유대인 대량학살을 연상시키는 가사까지 발견됐다.
노래집에는 밴드 구성원들에게 '책을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 문구도 들어 있었다.
오하이오주립대는 지난해 조사를 벌여 선정적이고 외설적인 가사가 담긴 이 노래집의 존재를 확인하고 조너선 워터스 감독을 밴드의 왜곡된 성 문화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하지만 최근 상세한 재조사를 벌인 결과 유대인 비하 노래의 존재가 파악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대인 비하 노래가 만들어진 2012년 당시 밴드 조감독이었던 워터스 전 감독은 "나는 유대인 학살 노래가 곡 모음집에 들어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도 못했다"면서 "강간, 수간, 동성애에 대한 노래들도 수년 동안 거의 불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그는 부당 해고를 당했다며 대학 측을 고소하기도 했다.
이 밴드의 전직 멤버로서 동성애 혐오와 수간에 관한 가사를 썼던 마크 코민스키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곡 모음집이 대중에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파문과 관련해 2012년 당시 밴드 총감독을 지낸 존 우즈와 마칭밴드 동문회 대표는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이 밴드는 할리우드 대작 영화를 연상시키는 화려하고 신기한 대규모 공연을 통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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