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 중국방문…"위구르족보다는 경제에 초점"
수행단 100명 이끌고 베이징 도착…시진핑 주재 환영식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위구르족 문제로 중국과 껄끄러웠던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100여명의 수행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에 도착, 이틀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한데 이어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도 회담을 가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방중은 이달초 터키에서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반대하는 반중 시위가 벌어진 후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이슬람 라마단 기간에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족 무슬림의 종교활동 단속을 강화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중국 영사관 앞에서 중국 국기를 불태우고, 중국 상품 보이콧을 요청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터키는 투르크 계열인 위구르족을 언어, 종교, 문화를 공유하는 동족으로 간주하고 있다. 위구르족은 고대 터키에서 신장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나 위구르족 망명자들에 대한 터키의 외교적 지원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부처 장관들과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수행단을 구성한 에르도안 대통령도 위구르족 문제보다는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출국 전 앙카라 에센보아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터키와 중국이 2010년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키로 합의한데서 더 나아가 양국 간 주요 사업 협력 속도를 한층 높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에 투자 유치와 무역 적자 축소를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으로서도 터키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길목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터키와의 협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울러 터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중국과 터키의 관계는 복잡한 양상을 띤다.
터키는 2013년 중국으로부터 4조원대 규모의 '훙치(紅旗)9' 방어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키로 했다가 나토 무기체제와 불일치, 중국으로 군 기밀 유출 가능성 문제가 불거져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터키에 대한 무기 판매를 통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토 견제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국 지도부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통해 훙치9 시스템 판매에 대한 결정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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