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라는 어떻게 한국 문화재 1천점을 모았을까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오구라컬렉션 조명한 서적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일본 도쿄 국립박물관 한국실에는 금관총에서 나온 귀고리와 분청사기, 백자 등 한국의 미를 보여주는 다양한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유물 중 절반은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가 1910∼1950년대 한반도에서 수집한 것으로, 오구라 사후 그의 아들이 1981년 1천30점을 일본 국립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오구라컬렉션은 '금동관모'를 비롯한 8점이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되고, '견갑형동기'와 '금동팔각당형 사리기' 등 31점은 중요미술품일 정도로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정부는 1958년 열린 제4차 한일회담 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오구라가 모은 문화재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반환을 거부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년간의 조사 끝에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한국에서 문화재를 취득한 정황과 여러 유물에 얽힌 에피소드를 다룬 신간 '오구라컬렉션,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펴냈다.
법학도였던 오구라 다케노스케는 한국에 들어와 전기 사업을 하면서 큰돈을 벌었고, 축적한 자본으로 평소 관심이 있던 문화재를 구입하는 데 열을 올렸다.
재단은 당시의 신문기사와 조사보고서, 경매 도록 등을 분석해 그의 문화재 수집 과정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금관총에서 발굴된 유물은 고적조사보고서 목록에 올라 있었지만 어느새 오구라의 사유물이 됐고, 일부 문화재는 밀거래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재단은 일본으로 반출된 오구라컬렉션이 관리·보존된 과정을 분석하고 1941년부터 1982년까지 10여차례 작성된 문화재 목록을 비교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많은 유적을 발굴했고 개인들은 경매나 밀거래로 한국 문화재를 사고팔았다"며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오구라컬렉션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평론. 352쪽. 2만5천원.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