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천만의 거대 도시 '서울'을 들여다보다
임동근·김종배 신간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화려한 유혹 속에 웃고 있지만/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
드라마 '서울의 달'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자 가수 장철웅이 부른 '서울, 이곳은'의 한 대목이다.
지난해 기준 서울 인구는 약 1천37만명. 우리나라 인구의 약 5분의 1이 밀집해 있다.
서울 인구는 1965년 이후 50년 새 10배가량이 늘어났고, 1975년부터 1995년까지 20년간 매년 50만명이 수도권으로 이주했다.
정부는 서울로 몰려드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행정, 교육, 치안, 경제시설, 도로, 병원 등 수많은 시설이 기능적으로 구획된 '도시환경'을 만들었고, 그 공간들을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도시인도 만들었다.
이렇게 '메트로폴리스 서울'이 탄생했다.
임동근 서울대 지리학과 BK교수와 김종배 시사평론가가 쓴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은 일본 강점기부터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재임기까지 서울을 둘러싼 통치의 전략과 그 안에 사는 서울 사람들의 삶을 좇는다.
동사무소라는 독특한 한국적 행정기관은 왜 생겨났는지, 그린벨트는 왜 만들어졌고 어떤 기능을 했고 어떤 부작용을 낳았는지, 아파트는 어떻게 모든 국민의 '로망'이 됐는지, 왜 테헤란로가 서울의 대표적인 오피스 지구로 자리 잡았는지 등이 세세히 드러난다.
"1975년에 아주 재미있는 보고서가 나옵니다. '주택 유효수요 추정 연구'라는 역사적인 보고서입니다.…당시 아파트 선호도는 6퍼센트가 안 되었고, 국민의 94퍼센트가 아파트를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대졸자만 놓고 보면, 소득수준이 위로 올라가기만 하면 아파트 선호도가 11퍼센트가 넘게 나옵니다. 더 재미있는 점은 여자 대졸자를 중심으로 조사하면 25퍼센트가 넘어버렸습니다."(본분 194쪽 임 교수의 말)
전쟁 폐허에서 시작해 세계도시로 빠르게 변화한 도시, 서울의 속사정은 독자에게 새롭게 다가오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책은 2013년 김 평론가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임 교수와 나눈 대담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반비. 416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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